“삼성가 상속녀 아들, 불수능서 1문제만 오답”…사교육·조기유학 논쟁에 불붙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아들이 ‘불수능’으로 평가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 문제만 틀린 것으로 알려지며, 상류층 자녀 교육 방식과 입시 불평등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재벌가 2세의 국내 교육 선택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면서, 공교육 신뢰와 사교육·조기유학 관행을 둘러싼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4일 박선영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요즘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난리’다. 아니, 이부진 사장의 아들이 ‘난리’다”라는 글을 올리며 해당 내용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휘문고 3학년인 이 사장의 아들 임모군이 올해 수능을 1개 틀렸다나”라며 “휘문중학교 다닐 때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더라니”라고 적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의 아들 임모씨는 지난달 시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했으며, 가채점 결과 전 과목을 통틀어 단 한 문제만 오답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영역별 성적과 표준점수 등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재계와 교육계 일각에서는 최상위권 점수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글에서 이 사장의 자녀 교육 방식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좀 산다 하면 돈 좀 있다는 연예인이나 준재벌은 안 되더라도 너나없이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 외국으로 보내려고 기를 쓴다”며 “돈이 없나, 인맥이 없나, 세상 부러움 없을 삼성가 상속녀가 아들을 초중고 모두 한국에서 보냈다는 사실에 내가 다 고마울 정도”라고 말했다. 상류층 자녀 교육의 전형으로 여겨져 온 유학과 국제학교 대신, 국내 초중고와 수능 중심 진학 경로를 택한 점에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이어 그는 “대학도 국내에서 보낼 거라고 한다”며 “다들 보내고 싶어 하는 의대는 아니고”라고 덧붙였다. 주변 설명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의 아들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원 여부와 최종 진학은 향후 수능 성적표와 대학별 전형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계와 온라인 여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막강한 자원을 가진 재벌가도 국내 공교육과 수능 체제를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공교육에 대한 상징적 신뢰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국내 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교육 기회가 평등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고액 과외·맞춤형 관리 등 사적 자원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박 위원장이 “이 사장 덕분에 부서져내린 우리 교육이 좀 제대로 섰으면 좋겠다”, “일본도 유학파가 아닌 국내파들이 인정을 받는다”고 언급한 대목을 두고, ‘국내파 엘리트’에 대한 상징 만들기가 아니냐는 논쟁이 뒤따르고 있다. 재벌가 자녀의 수능 고득점 사례가 공교육 정상화의 근거처럼 소비될 경우, 실제 현장의 격차와 구조적 문제를 가릴 수 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한국 사회 상층부의 교육 전략과 계층 재생산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상위 1% 가구가 국내 과정을 선택하더라도, 사교육 투자 규모와 학교·입시 정보 접근성, 인맥 등을 통해 여전히 일반 가정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어서다. 수능 성적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활용된 자원과 제도적 환경을 같이 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시민 반응도 분화됐다. 일부 누리꾼은 “재벌 2세도 한국 교육 시스템 안에서 경쟁했다는 점은 의미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이들은 “이 사례가 ‘노력하면 된다’는 메시지로 소비되면 입시 양극화 현실이 희석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징적 인물·가문에 대한 관심이 교육 정책 논의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이부진 사장 측은 자녀의 수능 성적이나 진학 계획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향후 실제 정시 지원 및 합격 결과가 알려질 경우, ‘국내파 상류층 엘리트’ 논쟁이 한 번 더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교육 격차와 입시 구조를 둘러싼 논의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