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판세 갈렸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서 압도적 선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가 초반부터 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청래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큰 폭의 우위를 점하며 박찬대 후보를 앞섰다. 양측의 개혁 성향을 강조한 메시지와 경선 일정 변동을 둘러싼 신경전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충청권과 영남권 권리당원 투표 누계 결과, 정청래 후보는 62.65%를 득표하며 37.35%에 그친 박찬대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경기·호남권 등 남은 당원 투표와 대의원(15%), 일반국민(30%) 투표가 남아 있지만, 전체 비중의 55%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표에서 정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개혁의 아이콘"을 자처하면서 "검찰·언론·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으로 해산돼야 하며, 정당 보조금도 환수해야 한다"는 강경 메시지도 제시했다. 당 안팎에서는 대여 투쟁의 기조에 힘을 실은 정 후보의 강한 개혁 리더십이 당원 표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당·정·대 원팀'을 내세운 박찬대 후보는 초반 경선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개혁 성과와 의지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는 입장과 함께 이후 선거에서 개혁 메시지의 선명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 측은 "개혁은 정청래, 협치는 박찬대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있지만 당원들의 시각을 바꾸기 위한 전략적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면 남은 호남·수도권 경선이 최종 승부처로 부상한다. 호남은 권리당원 비중이 35%에 달하는 만큼 두 후보 모두 지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대선기간에 이어 당 대표 출마 후에도 호남 민심 확보에 힘을 쏟았고, 박찬대 후보 역시 호남에서 당원 접촉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경선 일정 변경 여부도 변수로 떠올랐다. 박찬대 후보는 전국적 호우 피해를 이유로 "경선 일정을 연기하거나, 지역 순회 경선 대신 원샷 투표로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오히려 "경선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며 기존 계획 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경선 일정과 방식을 재논의할 계획이다. 남은 경선에서는 당원을 향한 두 후보의 개혁 경쟁과 함께 경선 일정 조정 여부가 최종 결과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