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9번째 운명의 재회”…김광현·양현종, 더블헤더 변수→최고 좌완 자존심 승부 임박
스포츠

“9번째 운명의 재회”…김광현·양현종, 더블헤더 변수→최고 좌완 자존심 승부 임박

김태훈 기자
입력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라운드를 타고 봄비가 스며들던 오후, 팬들의 시선은 두 명의 에이스에게로 자연스레 향했다. 김광현과 양현종, 한 시대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의 운명적 9번째 맞대결이 또 한 번 성사될지 KBO리그의 긴장감이 극으로 치달았다. 올 시즌 주말 시리즈의 흐름은 이제 이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기대감이 현장 가득 번졌다.

 

애초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는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더블헤더 2연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슬부슬 내린 우천과 그라운드 사정 탓에 1차전이 취소됐고, 더블헤더 일정은 하루 미뤄져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게 됐다. 이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돌았다.

“9번째 압도적 맞대결 예고”…김광현·양현종, 더블헤더 변수→에이스 대결 성사 주목 / 연합뉴스
“9번째 압도적 맞대결 예고”…김광현·양현종, 더블헤더 변수→에이스 대결 성사 주목 / 연합뉴스

우천 취소 상황 속에서 10일 오후 5시에는 예정대로 KIA 애덤 올러와 SSG 드루 앤더슨이 각각 선발로 등판한다. 이어 하루 뒤 더블헤더에서 KIA는 제임스 네일, 양현종을, SSG는 김광현, 미치 화이트를 선발 후보 군으로 올려두었다. 감독 사이에서 10일 경기 결과를 반영한 카드 운용 전략이 마련됐고, 승부의 무게감은 더욱 짙어졌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에이스 맞대결이 다시 무대 위로 떠오르자 야구 팬들의 기대감 역시 극에 달하고 있다. 양현종은 두 투수의 통산 8차례 맞대결에서 4승 2패로 우위를 점해왔고, 소속팀 KIA 역시 5승 3패로 SSG를 앞서고 있다. 직전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7월 6일 인천 경기에서는 양현종이 5이닝 1실점 승리의 미소를, 김광현이 4와 1/3이닝 7실점 아쉬움을 남겼다. 각자의 뚜렷한 기록이 더블헤더 선발 맞대결을 더욱 특별한 서사로 끌어올린 셈이다.

 

경기 전후 감독들의 심경에도 신중함이 묻어났다. SSG 이숭용 감독은 더블헤더 1차전에 강한 투수를 내보내겠다는 계획과 함께 상황에 따라 모든 카드를 다 꺼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같은 전략 변화는 3연전 전체 판도에 깊은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팬들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두 '에이스의 자존심 대결'에 대한 흥분과 기대가 연신 번지고 있다.

 

이처럼 우천 순연, 더블헤더 변화, 그리고 에이스 등판이라는 복수의 변수가 맞물리며 KIA와 SSG, 양현종과 김광현의 장대한 드라마가 새로운 장을 예고한다. 일상의 무게가 야구장에 스며들 무렵, 묵묵히 마운드에 서는 두 투수에게 경기장의 공기는 잔잔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찰 전망이다. 이 특별한 더블헤더는 5월 11일 오후 2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관중과 시청자 모두의 가슴에 또 한 번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김태훈 기자
#김광현#양현종#kia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