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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로 공장까지 복제한다…NC AI·직스, 디지털 트윈 동맹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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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생성 인공지능과 국산 CAD 기술이 결합한 산업용 피지컬 AI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 축적된 3D 생성 기술이 제조와 건설, 물류 같은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디지털 트윈 구현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국내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환과 월드 모델 선점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C AI는 23일 직스테크놀로지와 산업 현장 디지털 트윈 구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3D 생성 AI 모델 고도화와 산업용 디지털 트윈 구축을 공동 목표로 삼고 기술 협력과 로드맵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단순 개념 검증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해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구체적인 혁신 사례를 축적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춘다.

협력의 기술적 축은 NC AI의 3D 생성 AI와 직스테크놀로지의 CAD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다. 양사는 3D 생성 AI와 캐드 기술을 결합해 설계 데이터의 기하학적 정밀도와 물리 정보를 확보하고, AI가 자동 생성한 가상 모델이 실제 제조 공정에서 생산 가능한 수준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을 중점 과제로 설정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AI가 생산 가능성을 고려한 3D 모델을 제안해 설계 변경과 시제품 제작 횟수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NC AI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넘어 시각과 공간 정보를 함께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연구를 확대해 왔다. 이번 협력의 핵심 기술인 바르코3D는 텍스트나 이미지 설명만으로 사실적인 3D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으로, 원래 게임 제작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NC AI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캐릭터와 배경뿐 아니라 산업 설비, 건축 구조물, 물류센터 레이아웃까지 생성 범위를 넓혀 제조, 건설, 물류 등 전통 산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직스테크놀로지는 AI 기반 국산 CAD 솔루션 직스캐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제공해 온 기업이다. 설계 단계에서 생성된 방대한 2D·3D 설계 데이터를 고해상도로 시각화하고, 실제 공장이나 건축물, 설비와 동기화해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설계 모델과 센서 데이터, 운영 이력 등을 통합해 가상 세계에서 실제 자산의 상태를 재현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두 회사의 협력은 현실 세계를 정밀하게 모사하고 미래 상태를 예측하는 월드 모델 구현의 기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월드 모델은 AI가 물리 환경의 구조와 변화를 내부 모델로 학습해 특정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술 개념이다. 설비 배치 변경이 생산량과 안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로봇 이동 경로를 바꾸면 충돌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등을 사전에 계산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제조업 관점에서 보면 이 같은 피지컬 AI 기반 디지털 트윈은 스마트팩토리 구현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공정 설계와 설비 유지보수, 생산 계획 수립 과정에서 AI가 3D 모델을 자동 생성하고 시뮬레이션까지 수행하면 신규 라인 구축 기간과 비용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 건설과 건축 분야에서는 설계 변경과 공정 계획을 사전에 검증해 재작업과 자재 낭비를 줄이고, 물류 분야에서는 창고와 물류센터의 입출고 동선 최적화에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디지털 트윈과 3D 생성 AI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공장, 도시, 발전소를 통합적으로 모사하는 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3D CAD와 시뮬레이션 기술을 선점한 해외 기업이 관련 에코시스템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산업용 디지털 트윈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산 생태계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협력은 국산 CAD와 국내 개발 3D 생성 AI를 결합해 해외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제조와 건설 현장에 최적화된 피지컬 AI 솔루션을 만드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인프라와 공정 특성, 언어 환경을 반영한 월드 모델이 구축되면 중소 제조업체와 건설사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디지털 트윈을 도입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NC AI의 3D 생성 AI 기술과 직스테크놀로지의 CAD 데이터를 결합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데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도화된 AX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생산성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최종복 직스테크놀로지 의장은 이번 협력이 AI 설계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C AI의 멀티모달 AI와 자사 AI 설계 기술력을 결합해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엄신조 직스테크놀로지 대표는 AI가 생성한 3D 모델이 실제 건설, 건축, 제조 현장에서 바로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협력의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사의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경우 AI 기반 3D 생성과 디지털 트윈 기술의 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피지컬 AI 협력이 디지털 트윈을 개념 검증 단계에서 실사용 단계로 끌어올릴지 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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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i#직스테크놀로지#디지털트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