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본선행 달성”…손흥민, 대표팀의 자부심→토트넘 미래에 쏠린 시선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 관중석을 수놓은 함성과 기대감이 묵직하게 번졌다. 캡틴 손흥민에게도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후반 교체 투입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주어졌지만, 손흥민의 존재는 한국 축구의 저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쿠웨이트를 대파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2차와 3차 예선을 합산해 11승 5무, 전 경기 무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는 지난 16년간 없던 값진 성취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빠른 패스와 적극적인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쿠웨이트는 밀도 높은 수비로 맞섰으나, 파고드는 공격과 빈틈을 노린 움직임이 이어졌다. 결정적인 득점이 터지기 전부터 여러 차례 골문을 위협하며 흐름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30분, 손흥민이 오현규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이었지만, 그 짧은 출전만으로도 경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브라이튼에서 뛰는 이기제의 날카로운 크로스, 황의조의 침착한 마무리, 굳건한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국가대표로 134경기에 출전해 이운재를 넘어 최다 출전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아직 토트넘과 1년 계약이 남아 있다”며 구체적인 미래보다는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어떤 자리든 늘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들의 빠른 성장에 대해선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내 예상보다 훨씬 잘해주어 정말 자랑스럽다”고 평가하며 후배들에게 애정을 보였다.
무패 본선행이라는 값진 결과 뒤에는 팀의 단합과 헌신이 자리했다. 손흥민은 “한국이 당연히 월드컵에 간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들이 진심으로 하나가 된 덕분에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힘든 시즌과 컨디션 난조에 대해선 “이젠 푹 쉬고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은 나에게 가장 행복한 기억”이라며 조심스레 마음을 털어놓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무패로 본선에 오르며 2026년 월드컵 무대를 약 1년 6개월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다음 시즌 준비와 함께, 팬들에게 언제나 헌신적인 모습을 약속했다. 경기장 밖에서 또 한 번의 사유가 남는다. 바람에 실린 함성, 풀냄새와 함께 걸었던 그라운드의 기억. 대표팀의 다음 일정과 손흥민의 거취를 향한 시선은, 이제 새롭게 그려질 한국 축구의 내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