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 재혼도 데이터로 본다”…온리유 설문, 사실혼 경험자 선호 뚜렷
온라인 기반 결혼·재혼 중개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한 설문 결과가 일종의 생활 밀착형 데이터 리터러시 자료로 활용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재혼 정보 플랫폼 사업자는 축적된 설문과 이용 패턴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사용자는 자신의 선택 경향을 객관적으로 인식해 매칭 전략을 조정하는 구조다. 고령층 재혼 시장에서도 데이터 기반 매칭이 확산하는 가운데, 황혼 돌싱의 재혼 선호도를 보여주는 최신 설문 결과가 주목을 끈다.
재혼정보회사 온리유는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함께 12월 15일부터 약 7일 동안 전국의 황혼 재혼 희망 돌싱 남녀 534명, 남녀 각 267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전화 설문을 실시했다. 재혼 상대의 혼인 이력과 자녀 유무, 재산, 혼인 적합성 등을 중심으로 선호 요인을 정량화해 재혼 시장의 실제 수요 구조를 파악하려는 목적이다. IT 기반 고객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응답 데이터를 수집·분류한 뒤, 연령과 성별에 따라 교차 분석도 병행했다.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재혼 상대의 혼인 상태에 대한 선호도였다. 질문 항목 중 재혼 상대자로서 가장 선호하는 혼인 상태를 묻자, 남성 36.3퍼센트와 여성 34.5퍼센트가 사실혼 경험자를 선택해 남녀 모두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온리유는 법적 혼인보다 관계 지속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법적 절차와 갈등의 흔적이 덜 남은 대상으로 인식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선호 순위를 세부적으로 보면 남녀 응답 경향은 유사했다. 남성은 사실혼 경험자 다음으로 사별 28.1퍼센트, 미혼 20.2퍼센트, 이혼 15.4퍼센트 순이었다. 여성 역시 사실혼 경험자 다음으로 사별 33.3퍼센트, 미혼 17.6퍼센트, 이혼 14.6퍼센트 순으로 나타났다. 사별 경험자에 대한 선호가 이혼 경험자보다 확연히 높은 점은, 장기간 혼인 생활에서의 충돌보다는 질병·사고 등 외적 요인에 따른 관계 종료로 인식하는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혼인 상태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에 대한 응답은 자녀 유무와 혼인 적합성, 재산 문제 등 생활 실질 변수에 집중됐다. 남성은 자녀 유무를 선택한 비율이 28.5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이어 혼인생활 부적합 여부가 25.8퍼센트, 보유 재산 21.4퍼센트, 기존 결혼생활에서의 상처가 17.2퍼센트 순이었다. 자녀를 동반한 재혼 과정에서 상속, 양육, 동거 형태 등 복합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혼인생활 부적합 여부를 중요 요인으로 꼽은 비율이 32.6퍼센트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보유 재산 28.5퍼센트, 자녀 유무 17.6퍼센트, 형평성 15.0퍼센트 순이었다. 경제적 안정과 혼인 생활의 안정성이 핵심 판단 기준으로 작동하는 양상이다. 특히 여성 응답에서 형평성이 언급된 부분은, 본인과 상대의 경제력·가정환경 격차가 재혼 이후 갈등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사실혼 경험자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구체적 이유를 묻자, 남녀 모두 출산 자녀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남성의 경우 출산 자녀가 없음이 31.1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짧은 결혼생활 27.3퍼센트, 혼인 흔적 없음 18.8퍼센트, 재산 보전 16.1퍼센트 순이었다. 여성도 출산 자녀가 없음이 33.7퍼센트를 기록했으며, 재산 보전 29.2퍼센트, 짧은 결혼생활 18.0퍼센트, 혼인 흔적 없음 13.5퍼센트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응답 패턴은 재혼 시장에서 자녀와 재산 이슈가 상호 밀접하게 묶여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자녀 유무에 따라 향후 상속·유산 분배 구조가 달라지고, 기존 가족과의 갈등 가능성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IT 기반 매칭 플랫폼 관점에서는, 자녀 여부와 재산 상태, 이전 혼인 기간 등의 데이터를 정교하게 반영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할 경우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 설문 데이터는 단순한 통계에 그치지 않는다. 온리유와 같은 재혼 정보 업체는 가입자의 설문 응답, 실제 매칭 성사율, 재혼 후 유지 기간 등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예측 모델을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혼인 상태와 자녀 유무, 재산 수준, 연령, 거주 지역 등의 변수를 조합해 매칭 성공 확률을 추정하고, 성공률이 높은 조합을 우선 추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 도구와 간단한 추천 알고리즘이 도입되면서, 과거 상담사의 경험에 의존했던 매칭이 점차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해외에서도 중장년층을 겨냥한 온라인 매칭 플랫폼이 성장하는 가운데, 데이터 기반 재혼 매칭 서비스가 디지털 헬스케어와 유사한 ‘라이프 코칭’ 영역으로 확장되는 움직임이 있다. 심리 상태와 건강 정보, 생활 패턴 등의 데이터를 결합해 장기 동반자 관계 유지 가능성을 예측하려는 시도다. 국내에서는 아직 개인정보 규제와 윤리적 쟁점이 적지 않지만, 중장년층 디지털 이용률 증가와 함께 관련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여지도 있다.
재혼 정보 업계는 이번 설문 결과가 황혼 재혼 시장의 현실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IT 기반 재혼 매칭 알고리즘 고도화에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리유 관계자는 재혼 과정에서 자녀 문제를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고, 사실혼 경험자가 이혼·사별에 비해 갈등의 흔적이 적다고 판단돼 선호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재혼 시장에서는 이혼 경험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조건이 유사한 상대를 찾는 것이 재혼 성사와 재혼 이후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기업과 연구자들은 향후 축적되는 재혼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장년층의 심리·경제·가족 관계 변수를 아우르는 정교한 분석 모델 개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데이터 기반 매칭 기술이 황혼 재혼 시장의 구조와 문화까지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자 동의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