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교 게이트 특검법 준비 마쳤다”…국민의힘, 민주당 정면 압박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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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발 정치 자금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국민의힘의 특검 드라이브가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검 수용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맞서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통일교 게이트와 민중기 특별검사 수사 은폐 논란을 겨냥한 이른바 쌍특검 법안을 내세우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16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민중기 특검의 통일교-더불어민주당 유착 사건 은폐 의혹을 대상으로 하는 두 개의 특별검사법 구상을 공개하고, 민주당에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이날 자료는 2025년 12월 16일 배포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통일교-더불어민주당 게이트 특검법과 민중기 특검에 대한 특검법 등 두 건의 법안을 제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준비한 특검 법안으로 개혁신당을 비롯한 야당과 곧바로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야당과의 긴밀한 조율을 거쳐 특검 법안을 마무리해 조만간 공식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과 통일교 간 금품 수수 의혹, 통일교와 더불어민주당 간 유착 의혹, 그리고 이를 무마했다는 민중기 특검의 수사 은폐 의혹을 함께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2차 종합 특검 논의와 대비시키며 내로남불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준비한 쌍특검 법안은 특별검사 추천과 임명 절차에서 대통령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정해진 기한 내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자동 임명된 것으로 간주해 특검 출범을 지연하거나 방해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법안은 특별검사에게 충분한 수사 인력과 권한을 보장하고, 수사 기간을 최대 150일까지 허용하는 한편, 수사 기간 동안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통해 수사 대상자들이 시간 끌기를 통해 처벌을 피하는 상황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사 대상은 통일교-더불어민주당 간 불법 금품 수수 의혹과 민중기 특검의 수사 은폐·조작 의혹, 대통령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회동 및 로비 의혹,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 의혹, 민중기 특검의 자본시장 교란 의혹 등으로 적시됐다. 국민의힘은 전국적 파장을 낳은 통일교발 정치 자금 논란의 전모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일교 연루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이번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야권 일각과 정치권에서는 수사 대상 선정의 형평성을 놓고 역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우선 통일교와 더불어민주당 간 자금 의혹, 민중기 특검 수사 처리 과정을 우선 규명해야 한다는 태도다.

 

국민의힘은 쌍특검 법안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의 공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내 의석이 부족한 만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가 지속될 경우 단독으로는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와 조만간 세부 협의에 들어가 특검 법안 내용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저희와 개혁신당을 합쳐도 민주당이 반대하면 특검법 통과가 어렵지만, 국민이 특검 이유가 충분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민주당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국민에게 부당함을 충분히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도입 필요성을 부각해 여론을 움직이고, 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이 임명한 조은석 내란 특검을 겨냥해 편향 수사 의혹을 반복 제기하며, 통일교 게이트 특검을 회피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2차 종합 특검 추진이라고 비판했다. 통일교 의혹에 대한 특검 요구는 외면하면서 정권 겨냥 수사에는 적극적이라는 이중 잣대라는 주장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대 특검이 종료되면 2차 종합 특검을 반드시 추진한다고 공언하면서 정작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통일교발 정치 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에 대해서는 정치 공세라 일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교와 더불어민주당 간 정치 자금 의혹에는 전현직 장관급 이사와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이 꼭 필요하다”며 “국민적 요구가 커지는 양 특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침묵이 길어질수록 의혹을 커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민중기 특검과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 등을 하나로 묶는 2차 종합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통일교 특검과 통합 처리하는 방안에는 부정적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 프레임을 부각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국회 내 의석 구도상 쌍특검 법안이 실제로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손을 잡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통과가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특검 법안을 구체적으로 꺼내 들며 여론전에 나선 만큼, 향후 통일교발 정치 자금 논란은 내년 정국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는 향후 교섭단체 간 협상과 상임위원회 논의를 거쳐 특검 법안 처리 여부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치권은 통일교 게이트 특검과 2차 종합 특검 추진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와 여야는 특검 도입 필요성과 범위를 두고 공방을 계속 벌일 것으로 보이며, 국회는 다음 회기에서 관련 특검 법안을 둘러싼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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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통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