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지율 6%포인트 하락"…이재명 대통령, 통일교 의혹 파장 속 50% 중반대

조수빈 기자
입력

국정 지지율 변동을 둘러싼 여론 공방과 청와대 대응이 다시 맞붙었다. 여권 핵심자인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연계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지율 흐름이 APEC 정상회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야는 이를 두고 책임 공방을 예고하며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갤럽은 12일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정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2월 9∼11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56%로 집계됐다.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34%, 의견 유보는 9%였다.

[국정 지지율] 이재명 대통령 긍정 56% 부정 34%… 전주 대비 6%P 하락 (한국갤럽)
[국정 지지율] 이재명 대통령 긍정 56% 부정 34%… 전주 대비 6%P 하락 (한국갤럽)

직전 주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6%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정 지지율은 지난 10월, APEC 정상회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 청와대와 여권이 외교 성과를 통해 반전을 시도하던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지지·반대층 분포에서는 진영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2%가 이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했고, 성향 진보층에서도 긍정 응답이 86%에 달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6%가, 보수층에서는 61%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이념 지형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중도층에서는 긍정 58%, 부정 31%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가 우세하지만, 부정 응답이 30%를 넘어선 점은 향후 국정 운영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에서 긍정률이 70%대를 기록해 핵심 지지 기반을 재확인했다. 3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긍정률이 50% 안팎이었고, 20대는 긍정 4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28%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경제·민생 14%, 소통 7%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연쇄 정상 외교와 경제 사절단 활동을 통해 외교·통상 성과를 부각해 온 것이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부정 평가 응답자들은 경제·민생을 15%로 가장 많이 지적했다. 도덕성 문제와 본인 재판 회피가 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가 6%였다.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가 3%로 새롭게 부정 평가 이유에 포함됐다. 한국갤럽은 "대통령 국정 기조와 관련된 쟁점 사안에 대한 거부감이 응답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갤럽은 이번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그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사퇴 문제를 거론했다. 조사 보고서에서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 의혹이 여권 인사로 확산되며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응답자들이 부정 이유로 이 사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정치권 전반을 둘러싼 불신 정서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정치권은 곧바로 공방 태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통일교 연루 의혹 조기 진화와 함께 외교·경제 분야 성과 부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힘과 보수 야권은 도덕성과 국가보안법 폐지 추진 문제를 집중 부각하며 "정권 심판론"을 띄울 명분을 확보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지율 하락 폭이 일시적 조정인지, 하락 추세의 시작인지에 따라 청와대와 여당의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히 중도층과 20대 지지율 추이가 내년 국회 입법 구도, 지방선거 공천 전략 등과 맞물리며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2025년 12월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1.5%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정치권은 향후 동일 방식의 추세 조사를 주시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지지 기반 재편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재명대통령#한국갤럽#국정지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