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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 플랫폼 결합한 협력전선 넥스트젠·SK, 난치질환 공략 속도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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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합성화학, 임상·허가 역량을 묶는 제약·바이오 간 신약 동맹이 확산하고 있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가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앞세워 SK케미칼과 손잡고 난치성 질환 신약 공동개발에 나선다. 빅파마 중심이던 글로벌 신약개발 구도가 AI 기술력과 임상 개발력을 결합하는 협업 체제로 재편되는 흐름과 맞물려 업계는 이번 협력을 국내 디지털 신약개발 경쟁의 분기점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26일 SK케미칼과 신규 신약 과제 발굴 및 공동 연구개발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현재 치료 옵션이 충분하지 않은 자가면역질환과 섬유증 질환 등 영역에서 새로운 기전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 발굴하고, 비임상부터 임상 진입 전 단계까지 연구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신규 신약 과제를 공동으로 도출하고, 선정된 연구 과제를 양사 연구진이 함께 수행한다. 또 보유 중인 연구 시설과 분석 장비를 공동 활용하고, 연구 인력과 핵심 기술, 데이터와 정보 교류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신약 연구개발 과정에서 중복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후보물질 탐색과 개발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설립 이후 자가면역질환과 섬유증 질환을 중심으로 신약을 개발해온 바이오 기업이다. 회사는 자체 플랫폼 파이브레인을 통해 AI 기반 분자 설계와 약효 예측, 독성 위험 분석을 병행하면서 합성 가능한 화합물만을 추려내는 방식으로 후보물질 도출기간을 단축했다는 입장이다. 기존 실험 위주 탐색 방식보다 가설 설정과 구조 최적화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동일 기간 내 더 많은 타깃과 구조를 시험할 수 있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SK케미칼은 항암제와 섬유증 치료제 등 여러 질환 영역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비임상과 임상, 품목 허가에 이르는 개발 노하우를 축적했다. 후보물질이 발굴된 이후 독성·약동학 시험 설계, 임상 시험 계획 수립, 규제기관 대응까지 이어지는 후속 단계에서 강점을 지닌 셈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초기 파이프라인 설계 단계부터 임상 확장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신약 플랫폼 기업이 겪어온 상용화 병목을 완화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력이 현재 치료제가 제한적인 섬유증 질환과 면역질환 영역에서 실질적인 임상 파이프라인을 늘릴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 기업과 전통 제약사가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구시설과 데이터, 인력을 엮는 중·장기 파트너십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난치질환 신약 후보의 실질적 개발로 이어지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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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sk케미칼#파이브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