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온라인 사기 공동 대응” 이재명, 라오스 주석과 정상회담
초국가 범죄 대응을 둘러싼 외교 안보 현안과 경제 협력 전략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이 맞붙었다. 사이버 공간을 거점으로 한 온라인 사기 범죄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양국 정상이 어떤 공조 구도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방한 중인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통룬 주석은 이재명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으며, 일정은 양국 재수교 30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담은 소규모와 확대 형식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 대통령은 먼저 통룬 주석을 영접한 뒤 소수 인사만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을 갖고, 이어 참모진이 모두 참석하는 확대 회담으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두 정상은 약 1시간 20분 동안 양국 관계 전반과 역내 현안을 집중 논의한다.
정상회담 전에는 방명록 서명과 기념 촬영 등 공식 환영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의전 절차를 마친 뒤 진행되는 회담에서 양측은 최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초국가 온라인 스캠, 이른바 신용 사기 범죄 대응 방안을 핵심 의제로 올린다. 한국과 라오스는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조직과 사이버 금융 사기에 공동 대응하는 협력 체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통룬 주석은 초국가 범죄 대응 외에도 교역, 인프라 건설, 공급망 안정화 등 실질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 기업의 라오스 인프라 사업 참여, 물류와 에너지 분야에서의 공급망 연계 가능성 등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양측은 회담 내용을 바탕으로 양해각서 서명식도 진행한다.
양국 정상은 협의가 마무리된 뒤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식 오찬을 함께한다. 양해각서에는 초국가 범죄 대응에서의 수사 공조, 정보 공유와 함께 인프라 투자, 경제 협력의 중장기 방향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오찬에서는 산업, 문화, 인적 교류 등 비공식 현안도 폭넓게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통룬 시술릿 주석의 행보도 외교 무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통룬 주석은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따라서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 특히 북한과 라오스 간 관계에 대한 간접적인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통룬 주석 부인은 14일 서울 조계사를 함께 찾아 일정을 소화했다. 양측은 종교·문화 공간 방문을 통해 국민 간 정서적 거리 좁히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초국가범죄 공동 대응과 공급망 협력이 맞물리면서 한국의 대동남아 전략에 실질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사이버 사기, 인신매매, 전자금융 범죄 등 국경을 넘는 범죄에 대한 정보 교류와 공조 수사가 강화될 경우, 국내 금융 소비자 보호 정책과도 연계될 여지가 크다.
대통령실은 이날 정상회담과 양해각서 체결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후속 협력 과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도 초국가범죄 대응 체계 구축과 경제 협력 세부 방안을 놓고 실무 협의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