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기아 테크 데이 초청”…유디엠텍, 스마트팩토리 기술 부각에 상한가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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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엠텍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주관한 기술 행사에 초청됐다는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대기업이 기술력을 검증하는 무대에 공식 초청되면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경쟁력이 부각됐고, 시가총액 200억 원대 소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며 단기 급등세를 연출했다. 시장에서는 이벤트성 재료를 넘어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1일 오후 1시 11분 현재 유디엠텍은 전일 대비 30.00% 오른 611원에 거래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전일 470원에 마감했던 주가는 장 초반부터 거래량이 폭발하며 수직 상승했고, 오전장만에 전일 대비 수십 배를 웃도는 750만 주 이상이 손바뀜했다. 지난 한 달간 400원대 중반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는 단숨에 저항선을 돌파했고, 5일·20일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상향 이탈하며 강한 정배열 전환 신호를 보였다.

[분석] 현대차도 불렀다… 유디엠텍,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상한가 직행
[분석] 현대차도 불렀다… 유디엠텍,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상한가 직행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현대차·기아가 개최한 테크 데이 참가 소식이다. 유디엠텍은 행사에서 주력 제품인 옵트라 블랙박스에 고속 신호 분할 분석 기능을 적용해 시연했다. 제조 공정 제어 데이터를 실시간 정밀 분석하는 기술로, 완성차 업계가 요구하는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 기준을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그룹의 내부 기술 행사에 초청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유디엠텍 기술이 갖는 진입장벽이 재확인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급 동향을 보면 개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매수 상위 창구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리테일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포진하며 개인 주도 장세 성격이 뚜렷하다. 외국인 보유율은 2%대 초반에 머물고 있고, 최근에는 소폭의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날 대량 거래가 터지며 기존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돼,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가격대 형성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종 업계와 비교할 때 유디엠텍의 시가총액은 약 254억 원 수준이다. 삼성에스디에스, 현대오토에버와 같은 대형 SI 기업과는 체급 차이가 크지만, 오히려 이 점이 높은 주가 탄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대형주와 달리 유디엠텍은 개별 기술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베타 종목으로 분류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수익 기회가 큰 대신 변동성 리스크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재무 지표는 아직 성장통 국면을 보여준다. 2024년 유디엠텍 매출액은 약 61억 원, 영업이익은 2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39% 수준으로 재무구조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적자 지속에 따른 자본 훼손 우려를 잠재우려면 대규모 수주나 신규 레퍼런스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2.12배 수준으로, 적자 기업임에도 기술 특례 상장사와 비슷한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

 

산업 측면에서는 제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이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AI와 디지털 트윈을 결합한 지능형 공장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추세다. 유디엠텍이 보유한 기계어 처리 기술은 설비가 발생시키는 데이터를 직접 해석해 예지 보전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단순 모니터링 솔루션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글로벌 제조기업과의 디지털 트윈 계약, 일본 도요타 그룹 계열사 아이신과의 PoC(개념검증) 협의 등이 이어지며, 해외 시장에서도 통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점도 주가 하방을 지지해온 요인으로 거론된다.

 

유디엠텍은 산업용 AI 분야에서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특히 공정 분석 및 제어 영역에 특화된 업체로 분류된다.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생산라인의 몸체라면, 유디엠텍 솔루션은 뇌와 신경망을 담당하는 역할에 가깝다. 로봇·스마트팩토리 관련 테마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마다 유디엠텍이 빠르게 수급의 영향을 받는 구조다. 경쟁사 상당수가 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반면, 유디엠텍은 제어 로직까지 개입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지만, 매출 규모가 아직 작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향후 주가 흐름에서는 상한가 유지 여부와 후속 재료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가총액이 작아 시장 유동성 변화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상한가가 해제될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술적으로는 과거 고점 구간이었던 570원에서 600원 사이 매물대를 강하게 돌파한 만큼, 추후 조정이 나와도 500원대 중반 가격대가 새로운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테크 데이 참여가 실제 공급 계약이나 공동 프로젝트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수주 공시가 나온다면 주가가 1,000원 선에 도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반대로 실적 동반 성장 없이 이벤트성 호재에 그칠 경우 최근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초소형주 특성상 유동성 리스크와 실적 변동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가총액 300억 원 미만 종목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기 쉬운 구조라, 기관·외국인 비중이 작고 개인 비중이 높은 구간에서는 수급 급변에 따른 가격 왜곡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유디엠텍 주가 흐름은 글로벌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환 속도와 함께,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어느 정도 입증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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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엠텍#현대자동차#스마트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