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장애에도 시장은 안도 랠리”…미국증시, CME 기술복구 속 상승 출발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글로벌 시스템 장애가 개장 전 복구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출발했다. 추수감사절 연휴 직후 조기 폐장이 예정된 가운데 거래 중단 우려가 해소되자, 미국(USA)과 유럽(Europe)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기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현지시각 기준 28일 오전 10시 26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2.33포인트(0.55%) 오른 4만7천689.4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62포인트(0.30%) 상승한 6천833.23, 나스닥 종합지수는 64.88포인트(0.28%) 오른 2만3천279.57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CME는 기술적 문제로 아시아와 유럽(Japan·EU 등) 거래 시간대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과 원자재 등 일부 자산군의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해 관련 상품 거래를 중단했다. 글로벌 파생상품이 집중된 플랫폼이 멈추면서 뉴욕증시 개장 전까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평가다.
CME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전 7시께 외환거래에 사용되는 플랫폼 ‘EBS’의 거래를 우선 복구했고, 이어 오전 8시 30분에는 선물과 옵션 거래를 모두 정상화했다. 뉴욕증시는 전날 추수감사절 휴장에 이어 이날 조기 폐장이 예정된 상황이라, 장애가 장중까지 이어질 경우 거래 공백과 급격한 가격 변동 우려가 커졌지만 개장 전 복구되면서 직접적인 혼란은 피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닌 시장 인프라 리스크의 재확인 사례로 보고 있다. 투자 리서치 업체 BBI의 벤 레이들러 주식 전략 헤드는 “CME의 평판에 오점을 남겼으며, 시장 구조의 중요성과 모든 것이 얼마나 상호 연결돼 있는지 상기시켜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월말에는 많은 일이 리밸런싱되는 시기”라고 지적해, 연기금과 대형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기에 발생한 시스템 장애가 잠재적으로 더 큰 혼선을 낳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기술장애 우려에도 뉴욕증시에서는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헬스케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3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CME 장애가 조기에 해소된 점이 위험회피 심리를 완화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샌디스크’가 이날 S&P500 지수 편입 효과에 힘입어 장중 7%를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샌디스크는 지난 2월 ‘웨스턴디지털’에서 분사한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로, 대형 벤치마크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퍼스트브랜즈’의 파산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중 1% 이상 하락했다. 퍼스트브랜즈 파산과 규제 당국 조사 가능성이 제프리스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틸레이브랜즈’는 내달 2일부터 10대 1 비율의 주식 액면병합을 추진한다는 공지 이후 주가가 장중 20% 가까이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액면병합을 주가 방어성 조치로 해석하며 향후 유동성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단기 매도세가 쏠렸다는 평가다.
유럽 주요 증시도 미국 증시와 보조를 맞추며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보다 0.41% 오른 5천676.24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UK) ‘FTSE100’ 지수는 0.35% 오르고 있으며, 프랑스(France) ‘CAC40’ 지수와 독일(Germany) ‘DAX’ 지수는 각각 0.33%, 0.45%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CME 장애가 유럽 거래 시간대에 직접 영향을 미쳤음에도, 조기 복구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투자심리도 빠르게 진정된 양상이다.
국제 유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202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09% 오른 배럴당 59.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 가격 반등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신호로도 해석되며, 에너지·원자재 관련 종목에는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뉴욕·유럽증시와 국제 유가가 일제히 오르는 가운데, CME 거래 시스템 정상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을 한층 덜어낸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전 세계 자본시장을 지탱하는 데이터·결제 인프라의 취약성과 중요성을 동시에 드러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복구 속도가 우려를 상쇄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월말 자산 리밸런싱과 미국 연휴 이후 거래 재개가 겹친 가운데 발생한 CME 장애 여파가 추가로 불거질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그럼에도 CME 복구와 함께 글로벌 증시와 유가가 동반 강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은 기술적 변수보다 경기와 기업 실적, 금리 전망 등 펀더멘털 요인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국제사회는 주요 거래소와 청산기관의 리스크 관리 강화 움직임과 함께, 이번 기술장애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성 논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