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9만 3,500달러 지켜야 2025년 녹색 마감”…비트코인, 기술적 분기점에 시장 긴장

조현우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11월 말,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TC) 가격 흐름이 연말 성과를 가를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핵심 저항 구간인 9만 3,500달러를 지지선으로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이번 주와 11월 월간 마감이 맞물리면서 국제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뉴스BTC(NewsBTC)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금요일 오전 한때 1주일 최고가인 9만 3,092달러까지 올랐다가 되돌림을 겪으며, 11월 조정 기간 내내 돌파하지 못했던 핵심 저항 구간을 약 일주일 만에 다시 시험했다. 이달 초 비트코인은 급락 과정에서 9만 달러 아래로 밀리며 7개월 최저치인 8만 600달러까지 떨어졌고, 이후 약 2주 동안 10만 달러 아래에서 제한된 범위 내 거래가 이어졌다.

비트코인 $9만 3,500달러 지지 여부 주목, 11월 마감이 연말 성과 가른다
비트코인 $9만 3,500달러 지지 여부 주목, 11월 마감이 연말 성과 가른다

최근 수 일간의 회복세에서 비트코인은 조정 이후 가격이 통합됐던 8만 2,000~9만 3,000달러의 재축적 구간을 다시 밟으며 반등 모멘텀을 확인했다. 시장 분석가 렉트 캐피털(Rekt Capital)은 비트코인이 지역 저점에서 7% 이상 반등했다며, 현재 9만~9만 1,000달러대를 새 지지 구간으로 시험하면서 단기 가격 범위의 상단을 유지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주간 마감 가격이 월간 범위와 거의 일치했고, 이는 약 8만 6,000달러 부근에 잠재적인 바닥이 형성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수준과 9만 3,000달러 부근 저항 사이에 새로운 거래 범위가 구축될 여지가 생긴 셈이다. 렉트 캐피털은 비트코인이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쌓아 현재 약 9만 6,000달러 인근에 위치한 두 달 간의 하락 추세선을 다시 시험하려면, 11월 월간 마감과 겹치는 이번 주 주간 마감을 9만 3,500달러 위에서 형성하고 이 가격대를 지지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에서 “9만 3,500달러는 4년 주기 레벨에 해당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2025년을 상승(녹색)으로 마감하려면 가격이 이 수준 위에서 12개월 종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반감기를 기준으로 한 비트코인의 4년 주기 분석에서 특정 가격대 돌파 여부가 다음 해 성과와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주장이다.

 

다만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보면, 9만 3,500달러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는 기술적 분석에 과도하게 의존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저항선 돌파를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보는 관점이지만, 실제 가격 형성에는 글로벌 유동성, 규제 환경, 파생상품 시장의 포지션 구조 등 거시적 변수와 수급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 특히 미국(USA) 추수감사절 연휴를 전후해 거래량이 줄고 유동성이 얇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예기치 않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테드 필로우즈(Ted Pillows) 같은 다른 시장 분석가들은 보다 양방향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9만 2,000~9만 3,000달러 구간을 확실히 회복할 경우 9만 8,000~10만 달러 장벽을 향한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해당 구간 회복에 실패하면 8만 8,000달러 아래로 재차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기 시나리오가 상방·하방 모두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평가다.

 

단 크립토 트레이즈(Daan Crypto Trades) 역시 9만 7,000~9만 8,000달러대에 큰 유동성 포켓이 쌓여 있다고 지적하며, 가격이 이 구간을 향해 움직일 경우 급격한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8만 8,000달러 선 아래 이탈 시 추가 하락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저가 매수 주문과 손절매 주문이 촘촘히 누적된 가격대가 한 번에 소화될 경우, 단기간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렉트 캐피털의 4년 주기 분석과 연말 ‘녹색 마감’ 전망을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시각으로 보면서도, 이를 확정적인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트코인의 연말 성과를 좌우할 요소로는 미국과 유럽(Europe) 등의 통화정책, 글로벌 유동성 공급 변화, 각국 규제 이슈, 그리고 선물·현물 시장에서 실제 자금이 어떻게 유입·유출되는지 등이 꼽힌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나 규제 발표가 시장 심리를 급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 가격 레벨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주요 저항선과 지지선 사이에서 치열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11월 월간 마감은 향후 수 주간의 단기 모멘텀을 설정할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9만 3,500달러가 확고한 지지선으로 전환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열릴 수 있지만, 9만 2,000~9만 3,000달러대에서 반복적인 저항에 막히거나 낮은 유동성 환경에서 매도 압력이 강화될 경우 8만 8,000달러 아래로 밀릴 수 있는 위험도 여전하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핵심 기술적 레벨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거시경제 지표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비트코인#렉트캐피털#tedpill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