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부진 속 미래기술이 끌어올렸다”…테슬라, 사상 최고가 랠리에 시총 7위 도약
현지시각 기준 16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 주가가 사흘 연속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고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7위 자리에 올랐다. 전통적인 전기차 판매 지표가 약화된 가운데서도 로봇·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 사업 확대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이 테슬라로 쏠리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3.07% 오른 48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직전에는 491.50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종가 기준 주가는 지난해 12월 17일 기록한 이전 사상 최고 종가 479.86달러를 약 1년 만에 넘어섰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6천293억달러로 확대됐다.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테슬라는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에 이어 글로벌 7위로 올라서며, 그동안 앞서 있던 브로드컴을 제쳤다. 성장주 전반이 약세 또는 박스권 흐름에 묶인 가운데 테슬라만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술주 시장 내 구도에도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연초 이후 테슬라 주가는 큰 폭의 변동성을 겪었다. 지난해 말 403.84달러에 마감했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379.28달러까지 밀려난 뒤 점차 반등에 나섰다. 이후 강세 흐름이 강화되며 이날 기준 연중 상승률은 21%에 이르렀다. 단기 흐름도 가팔랐다. 지난 11일 446.89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12일 2.70%, 15일 3.56% 오른 데 이어 16일에도 3%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흘 연속 3% 안팎의 강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 기술주 전반이 최근 금리·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조정을 받거나 제한적인 등락에 머무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나홀로 랠리’는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미국(USA) 경제매체 CNBC는 “2025년 초반 테슬라 투자자들이 고전했지만 현재는 축하할 만한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투자환경의 급격한 분위기 전환에 주목했다.
주가 흐름과 달리 테슬라의 올해 실적과 사업 환경은 순탄치 않았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2분기 동안 머스크 CEO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으로 경영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DOGE 활동에 대한 일부 소비자의 반감과 여론 악화는 대규모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브랜드 이미지와 단기 판매에 부담을 준 것으로 지적돼 왔다.
전기차 판매도 분기별로 요동쳤다. 3분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세액공제 종료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수요 위축 우려가 부각됐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11월 테슬라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의무 판매 규제, 보조금 축소 등 정책 환경 변화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테슬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전통적 판매 지표 약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보다는 ‘미래 모빌리티·로봇 기업’에 더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로봇 공학, 로보(무인)택시 사업 등 신규 성장 동력이 중장기적으로 수익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판매량 둔화와 정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촉발하는 동력으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목표주가 상향 조정 등 긍정적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Japan)계 금융사인 미즈호 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475달러에서 530달러로 올렸다. 미즈호 증권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확대를 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테슬라가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서비스형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 변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테슬라 사례를 둘러싸고 논쟁도 이어진다. 일부에서는 전통적인 전기차 판매 지표 부진과 정책 리스크에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을 들어 과열 가능성을 경고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소프트웨어·자율주행·로봇 등 고부가가치 기술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초기 국면에서, 기존 제조업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주요 외신들은 테슬라를 둘러싼 이 같은 시각 차이를 소개하며, 향후 실적과 실제 서비스 출시 속도가 논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테슬라 주가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진전과 로보택시 사업 모델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 각국의 환경 규제 조정, 글로벌 금리 흐름 등 외부 변수도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전기차 판매 둔화와 미래 기술 투자 기대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가는 테슬라가 향후 어떤 실적과 사업 성과로 응답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