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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아바타로 버튜버 IP확장”…SOOP, 제작지원 확대 나선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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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버추얼 아바타 기술이 스트리머 산업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플랫폼 SOOP이 버추얼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3D 아바타 제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하면서, 개인 창작자도 자체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가상 캐릭터로 장기 IP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버추얼 스트리머 시장의 IP 경쟁 구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OOP은 버추얼 스트리머를 위한 3D 아바타 제작 지원 프로그램 버추얼 메이크오버 시즌2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운영된 시즌1이 이미 존재하는 아바타의 수정과 쉐이더 개선, 컨버트 지원 등 보완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아예 처음부터 오리지널 아바타를 제작하는 전 공정을 지원하는 형태로 확장했다.

선정된 스트리머는 기획 미팅 단계에서부터 일러스트 제작과 3D 모델링까지 일련의 공정을 원스톱으로 제공받는다. 얼굴과 전신을 포함한 원화 일러스트를 제작한 뒤, 이를 기반으로 가상현실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3D 아바타 모델로 구현한다. 버추얼 아바타는 실시간 모션 캡처와 연동돼 방송에서 움직임과 표정을 표현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의 콘셉트 정립과 섬세한 모델링 품질이 활동 지속성과 직결된다.

 

이번 시즌2에 참여하는 제작진은 가상 캐릭터 제작 경험을 갖춘 버추얼 제작사 오르빗엔터테인먼트와 일러스트 전문 교육기관 RAUM 아카데미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에서 검증된 스튜디오가 참여함에 따라, 개별 창작자가 단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의 퀄리티와 작업 공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SOOP은 특히 기존 기성 아바타 사용에 따른 저작권과 상업적 활용 제한 문제에 주목했다. 마켓에서 구매한 범용 아바타는 기본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굿즈 제작이나 브랜드 협업, 대형 광고 캠페인 등 상업적 확장이 필요할 때 라이선스 제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되는 오리지널 아바타는 스트리머 고유의 지식재산권 형태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독자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런 구조는 글로벌 버추얼 유튜버와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수익 모델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과 북미에서는 개성 있는 3D 아바타를 기반으로 방송, 음원, 팬미팅, 굿즈 판매, 콜라보 카페, 게임 내 콜라보 스킨 등 다양한 형태의 2차 콘텐츠와 라이선스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SOOP의 이번 지원 프로그램은 국내 개인 스트리머도 유사한 IP 비즈니스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발판으로 평가된다.

 

제작 과정의 투명성과 팬 참여 요소도 강화됐다. 참여 스트리머의 아바타 제작 전 과정은 실시간 방송 콘텐츠로 공개된다. 시청자는 실시간 채팅과 피드백을 통해 캐릭터의 헤어스타일, 의상 디테일, 색 구성 등 세부 요소에 의견을 나누며 완성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버추얼 캐릭터가 단순히 창작자의 일방향 결과물이 아니라, 커뮤니티와 함께 만들어가는 디지털 인격에 가깝게 진화하는 셈이다.

 

완성된 아바타는 SOOP 공식 방송에서 진행되는 3D 라이브 쇼케이스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이 과정에서 모션 캡처와 라이브 렌더링 기술이 결합된 퍼포먼스가 선보여질 전망이다. 자연스러운 표정 변화와 동작 연출을 지원하는 고품질 3D 아바타는 후원과 구독 유도, 팬덤 결속에도 직결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이번 프로그램은 버추얼 스트리머 생태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3D 아바타 한 개를 고품질로 제작하려면 일러스트, 3D 모델링, 리깅, 모션 세팅 등 분야별 전문 인력이 필요해 상당한 비용이 든다. SOOP의 지원을 통해 초기 제작 비용 부담을 줄이면, 실력과 기획력이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창작자도 버추얼 방송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

 

동시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자체 IP를 보유한 버추얼 스트리머 풀을 확보해, 향후 자체 이벤트, 콜라보 방송, 브랜드 캠페인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IP 포트폴리오를 축적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OTT와 게임사들이 자사 캐릭터 IP를 중심으로 미디어 믹스 전략을 펼치는 것과 유사한 흐름으로, 버추얼 스트리머 플랫폼 경쟁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버추얼 유튜버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광고, 패션, 게임,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마케팅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엔터테인먼트사와 통신사, 게임사 등이 버추얼 아이돌과 메타버스 아바타를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을 전개하는 추세다. SOOP의 이번 행보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개인 스트리머 중심의 버추얼 IP 생태계를 키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버추얼 메이크오버 시즌2는 10일부터 21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즌에서 구축되는 오리지널 아바타 사례들이 향후 국내 버추얼 스트리머 IP 수익화 모델을 구체화하는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신규 버추얼 캐릭터들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팬덤을 형성하고, 굿즈와 브랜딩, 광고 협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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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버추얼메이크오버#버추얼스트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