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퀀텀 AI 경진대회 후원…코오롱베니트, 양자생태계 확장 지원
양자 컴퓨팅과 인공지능을 접목한 글로벌 개발 경쟁이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가 양자 컴퓨팅 전문 기업 노르마와 손잡고 세계 개발자와 연구자를 겨냥한 퀀텀 AI 경진대회를 후원하면서, 실전 양자 클라우드 환경에서 검증된 알고리즘과 응용 사례 발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회를 양자 컴퓨팅과 AI를 결합한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 경쟁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베니트는 23일 국내 양자 컴퓨팅 전문기업 노르마가 주최·주관하는 2026 제2회 글로벌 퀀텀 인공지능 경진대회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대회는 코드 더 퀀텀 유니버스를 주제로 양자 컴퓨팅과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알고리즘과 응용 사례를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르마는 2011년 설립된 양자 컴퓨팅 전문 기업으로, 양자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 환경을 제공하는 Q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외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Q 플랫폼과 연동되는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여 초전도체, 이온트랩, 광자 기반 등 서로 다른 아키텍처의 실제 양자 컴퓨팅 환경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는 이 플랫폼을 통해 서로 다른 양자 하드웨어에 맞는 회로를 구현하고, 시뮬레이터와 실제 장비를 오가며 알고리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경진대회는 국적 제한 없이 1명에서 5명까지 팀을 구성해 전 세계 개발자와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가팀은 지난 17일부터 약 두 달간 노르마가 제시하는 양자 AI 기반 과제에 도전하며, 양자 회로 설계와 AI 모델 결합 방식, 문제 분해 전략 등을 실제 양자 클라우드 환경 위에서 실험하게 된다. 중간 점검과 결과물 제출을 거쳐 내년 2월 최종 심사와 시상이 진행된다.
전 과정은 온라인으로 운영돼 글로벌 참가자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접속할 수 있다. 심사는 기술 완성도, 문제 해결 접근 방식, 양자와 AI 기술의 결합 수준, 확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회에는 총 17200달러 규모의 상금이 책정돼 우수 팀의 연구 및 개발 활동을 지원한다.
코오롱베니트는 이번 공식 후원을 계기로 노르마와 함께 양자 컴퓨팅 기술 생태계 확대와 글로벌 양자·AI 기술 교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대회를 통해 발굴된 알고리즘과 인재를 중심으로 국내외 연구기관, 기업과의 협업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경진대회는 이미 대학과 글로벌 양자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기술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오후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에서 열린 예선 개회식에는 코오롱베니트를 비롯해 고려대 주관 양자대학원, 리게티 컴퓨팅 등 주요 협력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마이크 피치 리게티 컴퓨팅 부사장, 정현철 노르마 대표, 장태환 한양대학교 교수가 양자 컴퓨팅 환경에서의 AI 기술 적용 방법과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했다.
양자 컴퓨팅과 AI를 결합한 퀀텀 AI는 고차원 최적화, 복잡 네트워크 분석, 금융 리스크 평가, 신소재 탐색 등 기존 컴퓨팅으로는 처리 속도와 자원 측면에서 제약이 컸던 분야에서 주목받는 영역이다. 양자 비트 특유의 중첩과 얽힘을 활용해 탐색 공간을 압축하고, AI 모델을 통해 문제 구조를 학습해 양자 회로 설계를 자동화하는 등 상호 보완적 접근이 연구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러한 퀀텀 AI의 잠재력을 실제 문제 해결 과제에 적용해 보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 클라우드 기반 경진대회는 해외에서도 대형 IT 기업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점차 늘고 있다. IBM, 구글 등은 자사 양자 프로세서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개발자에게 개방하고, 알고리즘 경진대회를 통해 양자 응용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전개 중이다. 노르마와 코오롱베니트가 추진하는 이번 대회는 국내 기업 주도로 글로벌 양자 AI 커뮤니티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의미를 갖는다.
정현철 노르마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이번 대회가 양자 컴퓨팅과 AI 기술을 실제로 적용해보고 협업할 수 있는 글로벌 교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다양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이구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는 이번 대회가 참가자들에게 양자 컴퓨팅 환경과 AI 기술을 접목하는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양자 분야 인재들이 실질적인 도전 과제를 통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양자 하드웨어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실제 양자 장비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경진대회가 알고리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생태계 참여자를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기술과 인재, 산업과 제도가 맞물려야 양자와 AI가 결합된 차세대 컴퓨팅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