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3,950선 회복…외국인·기관 동반 매수에 반도체·자동차 강세

문수빈 기자
입력

코스피가 2일 장 초반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 강세,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3,950선을 회복했다. 반면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코스닥은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며 0.75% 하락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통화·규제 정책 변화, 미국 기준금리 향방을 둘러싼 경계 심리가 겹치며 대형 수출주 중심의 선택적 매매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2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47포인트, 0.96% 오른 3,957.84를 기록했다. 지수는 장 시작 직후 전장 대비 18.72포인트, 0.48% 상승한 3,939.09에서 출발한 뒤 매수세가 강화되며 상승 폭을 키웠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1.0원에 거래를 시작해 전날 종가 대비 1.1원 오른 수준에서 출발했다.

코스피, 반도체·자동차 강세에 3,950선 회복…코스닥은 0.75% 하락
코스피, 반도체·자동차 강세에 3,950선 회복…코스닥은 0.75% 하락

유가증권시장에서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는 구도다. 오전 9시 21분 기준 외국인은 1,603억 원, 기관은 1,173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대로 개인은 2,616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166억 원 순매수를 기록해 현·선물 양 시장에서 동반 매수세를 나타냈다.

 

해외 금융시장은 전날 조정 흐름이 두드러졌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본과 중국 중앙은행의 정책 움직임이 위험자산 선호를 약화시키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저금리 엔화를 차입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졌고, 글로벌 위험자산 매도 심리가 확대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불법 입장을 재확인한 점도 가상자산 시장을 흔들며 비트코인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는 등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가 1.65%, 애플이 1.52% 오르는 등 주요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변동성 확대 우려는 이미 전날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는 인식도 코스피의 상대적 견조함을 지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전 10시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후버연구소에서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어서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나 경제전망을 직접 언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속 숨은 신호를 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엔비디아 강세가 국내 반도체주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70% 상승하며 55만 원대를 회복했고, 삼성전자는 0.94% 오르는 등 동반 강세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현대차가 4.72%, 기아가 2.94% 급등하며 대형주 가운데 두드러진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와 자동차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전형적인 대형 수출주 주도 장세가 전개되는 분위기다.

 

다른 대형주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0.55%, KB금융이 2.22%, SK스퀘어가 1.66% 오르며 바이오·금융·지주사 일부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셀트리온은 0.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8%, 고려아연은 5.04% 각각 하락세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0.42%, LG화학은 0.40% 내리는 등 일부 대형 성장주와 소재·부품 관련 종목은 약세를 보이며 업종 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업종 지수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이 1.25% 오르는 가운데 운송·창고 업종이 2.03%, 증권 업종이 2.00% 상승해 경기 민감주와 금융 업종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반대로 제약 업종은 0.74%, 금속 업종은 1.56%, 헬스케어 업종은 1.90% 떨어져 방어주 및 일부 원자재 관련 업종은 차별화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2포인트, 0.75% 내린 915.46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1.01포인트, 0.11% 하락한 921.37에서 출발했다. 장 초반 한때 소폭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곧 하락으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워가는 양상이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직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코스닥은 이날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 그동안의 상승분을 정리하려는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반락한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1,565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1,291억 원, 기관은 299억 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낙폭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전날 급등했던 2차전지 소재 대표주에 차익 매물이 출회됐다. 에코프로비엠은 1.07%, 에코프로는 2.26% 내렸다. 알테오젠은 2.03%, 펩트론은 11.81%, 코오롱티슈진은 2.52% 하락하는 등 바이오·제약 관련 종목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0.94%, HLB는 3.40%, 파마리서치는 0.50%, 클래시스는 0.34%, 이오테크닉스는 1.47% 오르는 등 로봇·헬스케어·장비주 일부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는 일본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로 인한 글로벌 위험자산 변동성, 파월 의장 연설 등 대외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속에서 코스피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코스닥은 정책 기대를 선반영한 이후 차익 실현 압력이 부각되며 조정을 받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 방향성은 연말 미국 통화정책 경로와 일본·중국의 정책 변화,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수급 동향에 좌우될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코스피#코스닥#반도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