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10년 625억 어린이 건강권 지원…재활의료 인프라 완성 단계
게임 산업 자본이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를 바꾸고 있다. 넥슨이 지난 10년 동안 어린이 건강권 보장을 목표로 집행한 누적 기부 금액이 625억원에 이르렀다. 수도권에 치우친 재활의료 인프라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면서 장애 아동의 치료 접근성을 높였고, 공공 재활의료시설을 매개로 한 민관 협력 모델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게임 기업의 장기적 기부가 의료 인프라 균형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 확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넥슨은 29일 지난 10여 년간 국내 어린이 건강권 보장을 위한 누적 기부금이 625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어린이 재활의료 환경이 수도권과 일부 대형 병원에 집중돼 있던 구조에 주목해, 전국 주요 권역에 공공 어린이 재활의료시설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넥슨과 넥슨재단이 건립에 약정한 금액은 550억원이며, 개원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는 운영 기금은 약 75억원이다.

넥슨은 올해 11월 전남 지역에 전남권 넥슨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를 개원했다. 전남 지역 최초의 공공 어린이 재활의료 거점으로, 장애 아동과 가족이 장거리 이동 없이 재활치료와 연속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넥슨은 이 센터 개소로 전국 5대 권역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 구축이 실질적인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재활 전문 의료진과 병상 수 부족으로 지방 거주 장애 아동이 수도권으로 장기간 이동하는 부담이 컸다는 점에서, 접근성 개선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병원을 이용한 환아와 보호자의 체감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세종충남 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지난해 말 실시한 외래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 320명 가운데 99%가 의료 서비스 전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의료 수준뿐 아니라 치료 환경, 직원 서비스 등 전 항목에서 평균 95점 이상을 기록해, 공공 재활의료기관의 서비스 품질이 민간 전문병원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넥슨이 지원한 어린이 병원들의 누적 이용자 수는 올해 8월 기준 약 71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0세에서 18세 장애 등록 아동 약 9만6000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아동 1인당 평균 7회 이상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규모다. 반복 치료가 필수적인 재활의 특성상, 공공 병원 기반의 안정적인 진료 횟수 확보는 치료 효과와 가족의 돌봄 부담 완화 양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넥슨재단은 병원 건립 지원에 그치지 않고, 운영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수요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매년 3억원 규모의 운영 기금을 꾸준히 후원해 발달장애 아동 정신건강 치료, 로봇 기반 재활치료실 확충, 인지치료실 구조 변경 등 의료 서비스 고도화에 투입했다. 로봇 재활치료와 같은 첨단 재활 기술은 초기 장비 구축 비용과 유지비가 커 공공기관 단독 도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민간 기부가 기술 도입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재활의료 인프라 후원은 IT·게임 기업이 보유한 자본과 기술력이 의료 영역으로 확산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공공 어린이재활 의료기관은 향후 원격 모니터링, 재활 데이터 기반 분석, 로봇·센서 융합 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도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전국 권역에 구축된 동일 목적의 병원들이 축적하는 임상·재활 데이터를 표준화해 분석하면, 장애 유형별 맞춤형 재활 프로토콜 개발이나 AI 기반 재활치료 추천 서비스로 연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국내 공공 재활의료기관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지자체 재정, 건강보험 수가, 정부 지원금 구조가 함께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기업의 대규모 기부에만 의존할 경우 시설 확충 이후의 인력 확보와 장기 운영에서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의료계에서는 공공 어린이재활병원이 의료 인력 교육·연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의료, 교육, 문화, 복지 전반에 걸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게임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기업 철학을 현실에 구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넥슨은 앞으로도 아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사회의 미래를 향한 책임을 이어가며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의 방향을 꾸준히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게임 기업의 장기 기부가 공공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의 기초 인프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