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동반 하락…AI 회의론·미국 지표 경계에 장 초반 약세 전환
국내 증시가 16일 장 초반 미국 주요 실물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와 인공지능 AI 산업 성장성에 대한 회의론 확산 속에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 거래일 강세에 따른 차익 매물이 늘면서 주요 지수가 강보합 출발 직후 하락세로 돌아서 투자 심리 위축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지표 결과와 AI 관련 투자 심리 변화가 단기 증시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1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37포인트 0.67 퍼센트 하락한 4,063.22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장 시작 직후까지 2.73포인트 0.07 퍼센트 오른 4,093.32에서 출발해 강보합 흐름을 보였으나, 개장 이후 매물이 빠르게 늘면서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수급 측면에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77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도 833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반면 개인은 코스피에서 1,366억 원을 순매수하며 조정 국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을 472억 원 규모로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57억 원, 537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가 오전 장 초반 0.38 퍼센트 오른 10만5,2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81 퍼센트 내린 54만4,000원에 형성돼 차별화된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68 퍼센트, KB금융은 0.24 퍼센트 오르는 등 일부 대형주는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HD현대중공업은 2.54 퍼센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3 퍼센트 하락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 1.58 퍼센트, 삼성물산 1.01 퍼센트 등도 내림세를 보이며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가 2.69 퍼센트 오르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운송·창고 0.19 퍼센트, 제약 0.14 퍼센트도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금속은 2.77 퍼센트, 건설 1.86 퍼센트, 운송장비·부품 1.61 퍼센트, 오락·문화 1.54 퍼센트, 섬유·의류 1.17 퍼센트 등 대부분 경기민감 업종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시장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우위 속에 낙폭을 키우고 있다. 오전 9시 13분 기준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81포인트 1.36 퍼센트 떨어진 926.02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장 초반 0.60포인트 0.06 퍼센트 내린 938.23에서 출발한 뒤 출발 직후부터 매도 물량이 늘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548억 원, 기관이 344억 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은 2,048억 원을 순매수해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외국인·기관 매물을 받아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디앤디파마텍이 1.86 퍼센트, 에임드바이오가 1.84 퍼센트 오르며 강세 종목군에 속해 있다. 반면 로봇 관련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76 퍼센트, 로보티즈는 3.67 퍼센트 하락하고 있고, 2차전지 관련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각각 2.62 퍼센트, 2.54 퍼센트 내림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전일 뉴욕증시에서는 AI 산업을 둘러싼 밸류에이션 부담과 이번 주 줄줄이 예정된 미국 실물경제 지표 발표를 앞둔 관망 기조 속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15일 현지시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9 퍼센트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 500 지수는 0.16 퍼센트 하락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0.59 퍼센트 내리며 비교적 약세 폭이 컸다. 장 초반 상승 출발했던 미국 증시는 장중 매물이 빠르게 출회되면서 일제히 하락 전환하는 흐름을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각 전일 종가보다 3.0원 낮은 1,468.0원에 개장했다. 최근 강달러 흐름이 일부 진정되며 하락 출발했지만,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실물지표 결과와 AI 관련 글로벌 투자 심리가 국내 증시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대형 기술주와 AI 관련 수혜주의 실적 모멘텀, 미국 경기지표 수준, 환율 흐름을 함께 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증시와 환율의 향후 흐름은 미국 통계 발표와 연준 통화정책 기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