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모가 대비 62% 급등…쿼드메디슨, 마이크로니들 기대감에 코스닥 강세 데뷔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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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쿼드메디슨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60% 이상 웃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장 초반부터 개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증했고, 시가총액도 단숨에 2,700억 원대를 넘기며 중소형 바이오주 대열에 합류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술특례상장 바이오주의 특성이 부각되며 수급 중심 장세가 전개되는 양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쿼드메디슨은 상장 첫날인 12일 시초가 2만 3,95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시초가는 공모가 1만 5,000원 대비 이미 크게 오른 수준이었지만, 장중 한때 2만 6,500원까지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62% 넘게 급등했다. 오전 장에서 주가는 시초가 대비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여전히 공모가를 60% 이상 상회하는 2만 4,350원 선에서 거래되며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분석] 공모가 대비 62% 폭등… 쿼드메디슨, '마이크로니들' 기술로 코스닥 데뷔 신고식 (제공:AI제작)
[분석] 공모가 대비 62% 폭등… 쿼드메디슨, '마이크로니들' 기술로 코스닥 데뷔 신고식 (제공:AI제작)

수급 동향을 보면 상장 첫날 장 초반에만 약 498만 주가 거래되며 손바뀜이 활발했다. 거래대금은 1,200억 원을 넘어 코스닥 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키움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매수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리면서 개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전형적인 개인 주도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기존 주주의 차익 실현 물량과 신규 진입 매수세가 맞부딪히며 높은 회전율을 기록하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측면에서 쿼드메디슨은 상장 첫날 기준 약 2,761억 원을 형성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로는 300위권 후반대인 362위 수준으로 중소형주에 해당한다. 마이크로니들 및 약물 전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경쟁사인 알테오젠의 시가총액 약 23조 원, 펩트론 약 6조 원과 비교하면 몸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날만큼은 두 종목이 보합권에서 횡보하는 동안 쿼드메디슨이 홀로 강세를 이어가며 신규 상장 프리미엄을 누리는 모습이다.

 

이번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상장 전부터 이어진 기업공개 흥행이 자리한다. 쿼드메디슨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6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이러한 흥행 성적표가 상장 당일 수급 쏠림으로 이어지며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쿼드메디슨의 현재 재무 상태는 본격적인 이익 실현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4년 12월 결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ROE와 영업이익률도 모두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시장은 단기 실적보다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회사는 마이크로니들 제조장비 공급과 CDMO 사업 확장을 통해 2027년 이후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투자자 관심은 쿼드메디슨의 핵심 경쟁력인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에 쏠려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 형태로 미세한 바늘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통증을 줄이고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쿼드메디슨은 이 기술을 백신, 비만치료제, 탈모치료제 등 성장성이 높은 의약품 영역에 적용 가능한 제형 변경 기술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형 치료제를 패치형으로 바꾸려는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가 늘어날 경우 기술 수출과 장비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 상태다.

 

산업 전반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고성장이 약물 전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주사제의 투약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패치형이나 경구제 전환 등 다양한 시도가 활발하다. 쿼드메디슨이 내세우는 마이크로니들 기반 플랫폼은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성장 스토리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바이오 IPO 시장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기술력을 보유한 초기 바이오 기업들의 공모 성과를 뒷받침하는 환경으로 평가된다.

 

반면 실적 측면에서 보면 쿼드메디슨은 아직 검증받아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알테오젠이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이미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며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것과 달리, 쿼드메디슨은 상업화 전 단계에서 기대감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구간에 있다. 경쟁사 대비 영업이익률 격차가 큰 만큼 향후 실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성과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상장 첫날 특유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2만 4,000원대가 기술적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상장 초기 오버행 우려와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본격적으로 출회할 경우 주가 변동폭이 다시 커질 소지도 있다. 2만 6,000원 선을 뚫고 안착할 경우 추가적인 오버슈팅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지지선 이탈 시에는 공모가인 1만 5,000원 부근까지 조정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로니들 장비 매출의 가시화 시점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체결 여부가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실제 계약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높은 기대감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투자자들은 향후 기술 검증 및 사업화 진척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규 상장주 특성상 일정 기간 동안은 펀더멘털보다 수급 요인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쿼드메디슨의 주가 흐름이 적자 구조에도 불구하고 성장 스토리와 유동성이 결합된 전형적인 기술 성장주의 초기 단계로 평가하면서도, 실적 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직후 고평가 논란과 수급 불균형 가능성을 리스크 요인으로 고려하면서, 추격 매수보다는 장중 조정을 활용한 분할 접근 전략을 통해 변동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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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메디슨#마이크로니들#코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