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국산화 기대에 상한가”…원익, 흑자 전환·저평가 매력에 주가 급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대가 커지면서 원익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재평가 흐름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실적 턴어라운드가 맞물린 결과로 보면서도,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31분 기준 원익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9.98% 오른 10,58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18일 저점인 6,770원 대비로는 불과 6거래일 만에 5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거래량은 약 479만 주로, 전일 하루 전체 거래량 127만 주의 3.7배를 넘어섰다.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동시에 폭증하며 장기 저항선을 돌파한 점을 두고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을 넘어 추세적 상승 전환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 원익[032940]이 반도체 장비 국산화 및 특수가스 경쟁력 부각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사진=톱스타뉴스 포토DB)](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30/1767059306080_625172921.jpg)
주가를 밀어 올린 동력으로는 반도체 국산화 수혜 기대가 꼽힌다. 원익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원료 가스 공급 장치와 특수가스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핵심 소재·장비의 국산화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해당 분야에서 입지를 쌓아온 원익의 사업 구조가 투자자들의 재평가 대상이 된 것이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기대도 주가 재평가를 자극했다. 핵심 계열사인 원익IPS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며, 고사양 메모리 투자와 첨단 패키징 공정 확대의 수혜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원익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운 점도 조직 효율성 제고와 신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띈다. 외국인은 주가 급등 직전인 12월 29일 하루에만 28만 1,999주를 순매수해 지분율을 4.9%에서 6.5%로 끌어올렸다. 단기간 대규모 순매수와 지분율 상승을 두고 시장에서는 중장기 성장성에 베팅하는 이른바 스마트 머니 유입 가능성을 거론한다. 이날 상한가에 매수 잔량이 쌓인 점도 추가 상승 기대를 자극하며 매수 우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됐다. 원익은 2023년 당기순손실 14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당기순이익 214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적자에서 벗어나 이익 체제로 전환한 해를 기점으로 재무 구조와 사업 체력이 개선되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된다. 원익의 주가수익비율은 2.91배로, 동일 업종 평균 33.49배 대비 큰 폭으로 낮다. 주가순자산비율 역시 0.23배 수준에 그쳐 장부가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극단적 저평가 상태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국산화 모멘텀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할인 요인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경우, 주가 탄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주가가 짧은 시간 안에 50% 넘게 뛴 데다 상한가까지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신규 매수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보유자 관점에서는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하되, 외국인 수급 흐름과 거래량 둔화 여부를 병행 점검하며 분할 매도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그룹 내 비주력 계열사 실적 부진은 잠재 리스크로 거론된다. 원익이 팹리스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한 티엘아이의 정상화 속도가 더디면 연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대기업 집단을 둘러싼 사익 편취 규제 논의 등 정책 변수도 그룹사 지배구조와 투자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4분기 확정 실적 발표와 반도체 업황 지표,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원익 주가와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지 여부는 글로벌 반도체 투자 사이클과 국내 국산화 정책 추진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