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스피지 13대 급등…로봇 감속기 국산화 기대에 로봇주 열기 확산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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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지가 로봇 정밀 감속기 국산화 기대와 대기업 협력 모멘텀에 힘입어 로봇 관련주 가운데 두드러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 급등으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가운데, 향후 로봇 수주 가시성과 수급 조정 여부가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에스피지 주가는 70,900원으로 전일 대비 13.08 상승했다. 장중 고가는 73,900원, 저가는 62,500원을 기록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6개월간 이어졌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기술적으로도 뚜렷한 상승 추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석] 로봇 감속기 국산화 부각에… 에스피지 로봇관련주 모멘텀 재부각
[분석] 로봇 감속기 국산화 부각에… 에스피지 로봇관련주 모멘텀 재부각

기술적 흐름을 보면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선을 가파르게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며 정배열 구간에 안착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로봇 산업의 구조적 성장 기대와 함께 에스피지가 관련 수혜주의 대표격으로 부상하면서 추세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재료는 LG사이언스파크와의 로봇 액추에이터 협력 소식과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로봇 생태계 편입 기대감이다. 특히 일본 기업이 사실상 독점해온 정밀 감속기 분야에서 국산화 기술력이 부각되면서, 로봇 테마 내 자금이 감속기 관련 종목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상승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11월 26일부터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고, 기관은 11월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물량을 꾸준히 담았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가 나올 때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기관 매수세가 하단을 받쳐주며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에스피지 시가총액은 약 1조 5,723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45위권에 해당하는 중형주다. 상장주식수는 2,217만주이며 외국인 지분율은 4.29 수준으로 업계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업종으로 분류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대형 2차전지주는 약보합세에 그치고 있는 반면, 에스피지는 13대 급등으로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실적과 재무지표를 보면 2024년 예상 매출액은 3,885억 원,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망된다. 재무 구조는 부채비율 56.42, 당좌비율 121.81로 업계 상위권 수준의 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9.57배로, 동종 업계 평균 119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로봇 관련 성장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 실적이 얼마나 기대를 충족할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증권가에서 제시된 투자의견은 매수4.0점 수준이며 목표주가는 40,000원으로 제시돼 있다. 현재 주가가 목표가를 크게 상회한 상태여서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구간에 들어섰다는 해석과 함께, 추가 상향 조정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실제 수주와 실적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기업 내부 모멘텀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LG전자 계열과의 기술 협력이다. LG사이언스파크와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 협력을 체결하며 에스피지는 감속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공동 개발 파트너로서의 위상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봇 관절의 핵심 부품인 정밀 감속기를 보유한 에스피지가 대기업 로봇 수요와 직접 연계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중장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로봇 정밀 감속기 국산화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본 업체 의존도가 높았던 시장에서 에스피지가 양산 능력을 입증하며 국내 로봇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개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부품 수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글로벌 환경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과 로봇을 결합한 생태계 확장 전략을 추진하면서, 로봇 하드웨어 구동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로봇 부품 기업 전반에 대한 글로벌 수급 유입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고, 에스피지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등과 함께 국내 로봇 테마의 대표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신호도 뚜렷하다. 최근 15거래일 동안 주가가 100 이상 상승하면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고, 추가 급등 시 매매거래 정지 가능성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되고 있어 단기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로봇 테마 전반은 최근 정책 기대와 대기업의 로봇 사업 진출 계획이 맞물리며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스피지는 단순한 테마 편승주가 아니라 실제 정밀 감속기 기술과 수주 잠재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되면서, 테마 강세 시 가장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대장주 성격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테마 순환매가 진행될 때마다 선행해 반등하는 패턴이 나타나는 점도 투심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동일 업종 내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부진한 것과 달리, 에스피지는 로봇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인식에 힘입어 차별화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영업이익률은 3대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국산 정밀 감속기라는 진입장벽이 향후 대량 생산 체제가 자리 잡을 경우 수익성 개선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에서는 투자경고 해제 여부와 65,000원 가격대 지지 여부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대량 매물 소화 과정에서 65,000원을 지지하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와, 해당 가격을 하회할 경우 단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보수적 전망이 병존한다. 중기적으로는 로봇 감속기 수주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는 시점까지 변동성을 활용한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가격 전망과 관련해 낙관적인 시각에서는 직전 고점인 73,900원을 돌파할 경우 심리적 저항선인 80,000원대 진입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단기 급등분 조정 과정에서 60,000원 초반대까지 되돌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결국 기술 모멘텀과 수급 요인, 실제 실적이 어느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느냐에 따라 주가 레벨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에스피지가 로봇 감속기 국산화와 대기업 협력이라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갖추고 있는 만큼, 단기 수급 과열에 따른 변동성 리스크를 감안하되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당국과 거래소도 투자경고 제도 등을 통해 시장 과열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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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지#lg사이언스파크#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