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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니들 플랫폼 쿼드메디슨 코스닥 입성 준비…CDMO 성장성 주목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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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미세바늘인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자본시장을 타고 성장 발판을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으로 확정하며 기관투자자의 관심을 끌어냈다. 피부에 붙이는 형태의 패치로 백신과 펩타이드, mRNA까지 전달하려는 기술은 주사 기반 제형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자동화·무균 공정을 포함한 플랫폼 경쟁력이 향후 바이오 CDMO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될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쿼드메디슨은 1일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1만50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총 170만주 공모 물량의 70%에 해당하는 119만주를 두고 2249개 기관이 참여해 1139.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 희망가를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제시했던 가운데, 참여 기관의 99.1%가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하거나 가격을 적지 않아 사실상 밴드 상단에 수요가 몰린 셈이다.

이번 상장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마이크로니들 생산설비 고도화와 글로벌 제약사 대상 CDMO 사업 확대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쿼드메디슨은 2일과 3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 뒤 1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이후 플랫폼 기반 수주 레퍼런스와 파이프라인 다변화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쿼드메디슨의 핵심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MAP이다. 마이크로니들은 길이가 수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바늘로, 피부 표면의 각질층을 미세하게 통과해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피하주사와 달리 통증과 출혈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자가 투여가 가능해 접종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MAP은 이러한 마이크로니들 구조에 백신, 펩타이드, mRNA 등 다양한 제형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으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쿼드메디슨은 무균 자동화 기반 생산공정을 앞세워 차별화를 내세운다. 마이크로니들은 구조가 미세해 사람 손을 많이 타면 오염과 불량률이 높아질 수 있다. 자동화 공정과 클린룸 수준의 무균 환경을 결합하면 대량 생산 시 품질 편차를 줄이고, 글로벌 규제당국이 요구하는 제조·품질관리 기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공정을 끌어올릴 수 있다. 회사는 이러한 공정 역량을 플랫폼으로 묶어 외부 제약사와의 위수탁개발생산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백신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뿐 아니라, 피부를 통한 전신 전달이 가능한 소분자나 펩타이드 의약품에도 응용될 수 있어 응용 범위가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열에 약한 mRNA 제형을 보다 안정적으로 전달하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 주사형 제형 대비 상온 유통 가능성과 의료진 의존도 완화 같은 이점을 확보하면, 대규모 접종이나 만성질환 치료제 전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마이크로니들 기반 경피 약물전달 시스템 경쟁이 시작된 상태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미용·코스메틱 제품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상용화됐고, 백신과 인슐린 등 의약품 영역에서도 임상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형 제약사와 전문 바이오텍이 각각 독자 플랫폼을 구축하는 가운데, 생산설비와 공정 노하우를 가진 CDMO 기업에 프로젝트를 맡기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쿼드메디슨이 강조하는 무균 자동화 마이크로니들 생산기술은 이러한 글로벌 수요를 겨냥한 포지셔닝으로 해석된다.

 

다만 마이크로니들 기반 의약품이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려면 규제와 임상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각 국가 규제기관은 약효뿐 아니라 패치 접착력, 피부자극, 사용 편의성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특히 백신이나 mRNA와 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제제는 대규모 임상과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필수다. CDMO 사업 모델을 택한 쿼드메디슨 입장에서는 고객사 후보물질의 개발 성공 여부와 규제 승인 속도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플랫폼 다변화와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통해 이러한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CDMO 중심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외부 프로젝트를 다수 확보해 설비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기반 로열티 수익 비중을 늘리는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이나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개선될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승기 쿼드메디슨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분야의 미래 성장성과 무균 자동화 플랫폼 기술력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쿼드메디슨이 마이크로니들 CDMO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파이프라인과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상장을 발판으로 한 기술 상용화와 매출 성장세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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