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9만3000달러 일시 돌파”…비트코인 급등에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기대와 경고 교차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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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Bitcoin)이 9만3000달러 선을 일시 돌파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출렁였다. 미국(USA)발 통화정책 기대감과 기관 자금 유입이 겹치며 주요 토큰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단기 급등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이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한 번 방향성을 시험받는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현지시각 기준 4일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장중 9만3000달러 위로 올라서며 사상 최고가 인근 저항을 재차 시험했다.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리플 XRP, 카르다노 에이다, 이더리움(Ethereum) 등도 4∼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동반 랠리에 동참했다. 카르다노 에이다는 온체인 활동 활성화를 위해 7000만 에이다를 투입하는 제안이 거버넌스 투표를 통과한 직후 5%가량 뛰었고, 이더리움은 레이어2 대량 거래 처리를 목표로 한 ‘후사카(Fusaka)’ 업그레이드 적용 소식에 약 4% 올랐다.

비트코인 9만3000달러 일시 돌파…리플 XRP 등 주요 가상자산 상승
비트코인 9만3000달러 일시 돌파…리플 XRP 등 주요 가상자산 상승

전통 금융권의 움직임도 상승 모멘텀을 뒷받침했다. 미국(USA) 자산운용업계 강자인 뱅가드(Vanguard)가 고객 대상 가상자산 ETF 거래 허용 쪽으로 방향을 틀고, 미국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기관 고객에게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 편입을 제안한 점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되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조1500억달러까지 불어나며 저점을 높여가는 추세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단기 급등을 두고 신중론도 거세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유닉스(Bitunix)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9만3000달러를 돌파한 직후 오름폭을 상당 부분 반납한 흐름을 지적하면서, 시장이 안정적인 강세장 국면에 진입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5850만달러 규모 자금이 유입된 반면, 이더리움 기반 상품에서는 99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자금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향이 기관투자가들이 이더리움보다 비트코인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디지털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거시경제 환경은 상반된 신호를 동시에 내고 있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준비제도(Fed)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과, 그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를 비트코인 강세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언급한다. 그러나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과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 지표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와 팽팽히 충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경우,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이 다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분수령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꼽히는 9만3200달러대를 확실히 상향 돌파하지 못하고 되밀릴 경우, 이번 상승은 구조적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단기 기술적 반등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비트코인이 9만∼9만1000달러로 제시되는 핵심 지지 구간을 지킬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3조1500억달러까지 회복했지만, 3조3800억달러로 거론되는 다음 임계값을 넘기기 전까지는 관망과 분할 매수 등 보수적 전략이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다.

 

미국(USA) 통화정책 방향도 향후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내년 초 구체화될 연준 인사 구성과 정책 기조에 따라 가상자산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재평가될지, 아니면 고위험 투기자산으로 다시 밀려날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중심으로 선별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주요 알트코인과의 격차 확대가 장기 트렌드로 굳어질 수 있다고 본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은 단기 랠리와 구조적 변동성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면에 서 있다.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을 방어하며 새로운 고점을 열어갈지, 혹은 매크로 변수와 규제 리스크에 다시 발목을 잡힐지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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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리플xrp#카르다노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