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뮬레이션 인조이”…인조이스튜디오, K콘텐츠 수출 새 축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한 창작형 게임이 K콘텐츠 수출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인조이스튜디오가 선보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제작 총괄을 맡은 김형준 대표가 2025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해외진출유공 부문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산업계에서는 AI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이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확장해 K게임 지식재산권 경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조이스튜디오는 김형준 대표이사 겸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총괄 디렉터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5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해외진출유공 부문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시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며, 한 해 동안 우수 콘텐츠 제작과 수출 확대 등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에게 돌아간다. 해외진출유공 부문은 특히 콘텐츠 수출, 한류 확산, 국제 문화교류 등에 기여한 공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인조이는 3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용자가 가상 세계의 창작자가 돼 캐릭터 조이들의 삶과 사회를 설계하고 연출하는 구조를 갖는다. 일반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이 제한된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방식과 달리, 인조이는 높은 자유도와 세밀한 연출 도구를 통해 이용자 스스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구조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인조이스튜디오 측은 정교한 감정 표현 시스템과 다양한 AI 기능을 결합해 이용자가 설계한 상황에 따라 캐릭터의 행동과 감정이 유기적으로 변화하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번 게임은 AI를 활용해 일상부터 판타지에 이르는 다양한 시나리오 제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AI 기반 행동 패턴과 감정 반응 알고리즘이 적용돼, 동일한 설정에서도 캐릭터가 서로 다른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식의 재현성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기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 미리 정의된 이벤트 조합에 의존했고, 감정 표현이 제한적이었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향후 AI가 게임 내 내러티브와 세계관 확장에 본격 개입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시장 성과도 가시적이다. 인조이는 출시 일주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북미, 유럽, 아시아를 중심으로 스팀 플랫폼 판매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용자가 직접 스토리와 공간을 꾸미고, 이를 공유하는 구조 덕분에 커뮤니티 기반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된 점이 흥행 동력으로 거론된다.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2차 콘텐츠가 다시 신규 유저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되면서, 단발성 흥행에 그치기 쉬운 패키지 게임의 수명 연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AI와 시뮬레이션을 결합한 창작형 게임 경쟁이 시작된 상태다. 북미와 유럽의 주요 게임사들이 생활형 시뮬레이션, 오픈월드 샌드박스 장르에 생성형 AI 기반 연출 도구와 자동화된 캐릭터 행동 모델을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 제작 콘텐츠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조이의 사례는 한국 게임사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AI·시뮬레이션 융합 영역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의 국무총리표창은 이러한 기술적 시도와 글로벌 성과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수상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출 실적뿐 아니라 한류 확산과 국제 문화교류에 미친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조이가 다루는 일상과 사회 관계, 감정 표현이 국경을 넘어 공감을 형성하면서 한국 게임이 보유한 스토리텔링 역량과 기술력이 동시에 부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준 대표는 수상 소감을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인조이의 성과를 크래프톤과 인조이스튜디오, 그리고 게임을 지지한 글로벌 이용자들의 결과로 돌리며, 인조이를 비롯한 한국 게임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IP로 확장될 수 있도록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향후 인조이의 세계관 확장, 후속 콘텐츠, 추가 AI 기능 탑재 여부 등이 K게임 IP의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산업계에서는 인조이 사례가 국내 게임사가 AI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창작 생태계와 경쟁하는 한편, 자체 IP를 고도화할 수 있는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게임 내 AI 활용과 관련된 이용자 데이터 보호, 콘텐츠 저작권 관리 등 제도적 논의도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계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AI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이 K콘텐츠 수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