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고 수습이 먼저"…강기정·문인·김병내·신수정, 출판기념회 줄줄이 연기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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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광주 지역 단체장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선거 채비의 출발점이 될 예정이던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 일정은 모두 뒤로 미뤄졌고, 사고 수습과 안전 점검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 이어졌다.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 계획이던 출판기념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강 시장은 애초 이 행사를 계기로 내부 조직을 재편하고 내년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할 구상이었다. 그러나 광주시가 발주한 대표도서관 건립 사업장에서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하자 인명 구조와 수습에 시정 역량을 모으겠다고 판단했다.

기초단체장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21일 예정했던 북콘서트를 취소하고 일정을 기약 없이 미뤘다. 북구청은 당분간 사고 수습 상황을 지켜보며, 현장 수습이 마무리된 뒤에야 북콘서트 개최 시기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역시 20일 광주대학교에서 열기로 했던 출판기념회를 연기했다. 김 청장은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로 광주시 행정력이 동원되는 상황에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수습에 전념하는 데 동참하고 남구 주요 시설물 안전 점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기념회 일정을 내년 1월 17일, 같은 장소인 광주대학교로 다시 잡았다.

 

광주시의회도 발걸음을 맞췄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20일 광주교육대학교에서 예정돼 있던 출판기념회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시의회가 광주시와 함께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정치 일정보다 피해자 지원과 현장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고는 전날인 11일 오후 1시 58분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발생했다.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철제 구조물 아래에 매몰됐다. 구조 작업 끝에 이들 가운데 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몸풀기에 나섰던 광주 지역 단체장과 정치권 인사들이 잇달아 일정을 멈추면서, 지역 정치권의 시선은 당분간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에 쏠릴 전망이다. 광주시는 사고 조사와 구조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국회와 지방의회는 관련 법·제도 보완 논의를 병행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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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광주대표도서관#출판기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