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최고 3m 쓰나미 가능성”…일본 아오모리 앞바다 강진, 동북부 해안 긴장 고조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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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8일 밤, 일본(Japan) 혼슈 동쪽 끝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동북부 연안 전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일본 기상청은 최대 3m 높이의 해일이 예상된다며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Hokkaido) 태평양 연안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를 촉구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강진과 경보 발령으로 일본 동북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8일 밤 11시 15분께 아오모리현 앞바다, 진원 깊이 약 50km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지에 가까운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는 진도 6강의 격렬한 흔들림을 기록했으며, 인근 오이라세초와 하시카미초에서도 진도 6약이 관측됐다. 아오모리현과 바다를 사이에 둔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서는 진도 5강의 진동이 감지됐고, 진동은 수도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까지 전파돼 진도 3 수준의 흔들림이 보고됐다.  

日아오모리현 앞바다서 규모 7.2 지진…“쓰나미 경보” / 연합뉴스
日아오모리현 앞바다서 규모 7.2 지진…“쓰나미 경보” / 연합뉴스

쓰나미 경보는 진원 인근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지역 전역에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들 지역에 최고 3m에 달하는 쓰나미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해안가와 하천 하구 주민들에게 지체 없는 고지대 대피를 명령했다. 이 같은 조치는 동북부 해안 지역뿐 아니라 주변 항만과 어업, 해상 교통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 일본 공영방송 NHK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특보로 전환했다. 앵커와 아나운서는 “쓰나미가 오고 있다”며 반복적으로 대피를 호소했고, 화면 하단에는 예상 도달 시각과 예상 높이를 표시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방송은 “해변과 강가에서 당장 벗어나 높은 곳으로 이동하라”며, 과거 지진 피해를 상기시키는 강한 어조의 안내를 이어갔다.  

 

일본 기상청이 사용하는 진도 계급은 지진 에너지의 절대 크기를 나타내는 규모(magnitude)와 달리, 특정 장소에서 사람이 느끼는 흔들림과 물체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한다. 이번에 관측된 진도 6강은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운 수준으로, 고정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움직이거나 쓰러지는 강한 흔들림에 해당한다. 진도 6약에서도 창문 유리가 파손되거나 벽 타일이 떨어져 나가는 등 구조적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단계로 알려져 있다.  

 

일본 동북부 해역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도 크고 작은 지진이 반복돼 온 지역이다. 당시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방재 인프라 보강과 조기 경보 체계 개선에 나섰다. 이번 강진과 쓰나미 경보는 강화된 방재 체계의 실효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 기상청은 주요 지역의 흔들림이 가라앉은 뒤에도 여진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진원지 인근 해역에서는 추가 지진이 발생할 경우 다시 쓰나미가 유발될 수 있어, 경보 해제 전까지 해안 접근을 엄격히 금지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경찰 당국은 야간에도 피해 접수와 구조 태세를 유지하며, 전력·통신·교통망 장애 여부를 확인하는 등 비상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 경보는 일본 내에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동북아 해역의 대규모 지진은 인근 국가의 해상 교통과 어업, 해양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변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후속 모니터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진 규모와 진원 깊이, 쓰나미 도달 높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일본 동북부와 태평양 북서부 지진 활동 패턴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정부와 기상 당국은 향후 수 시간 동안 쓰나미 관측 상황과 여진 규모를 바탕으로 경보 수위를 조정할 계획이다. 실제 피해 규모와 인명 피해 여부는 추가 조사와 보고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이번 지진과 쓰나미 경보의 추이를 지켜보며, 필요 시 인도적 지원과 협력 제공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강진과 해일 위협이 일본 동북부와 주변 지역의 안보·재난 대응 체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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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아오모리현#홋카이도#쓰나미경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