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SME 퍼실리테이터…대학생 협업으로 플레이스 성과 입증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마케팅을 대학 교육과 연계하는 실험이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가 전국 5개 대학과 함께 운영한 SME 퍼실리테이터 프로그램에서 플레이스 유입과 예약, 매출이 동반 상승한 사례가 다수 나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과 대학, 지역 상권이 맞물리는 이 구조가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26일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SME 퍼실리테이터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SME 퍼실리테이터는 네이버가 전국 대학과 협력해 소상공인의 스마트플레이스와 네이버 검색, 광고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 디지털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이다. 네이버 광고 사업부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플레이스 사업자와 대학생 팀을 1대1로 매칭하고, 네이버 광고 상품 집행에 활용할 수 있는 비즈머니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총 159명의 대학생이 교과와 비교과 과정을 통해 참여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플레이스 관리법과 검색 노출 전략, 키워드 광고와 타깃 설정, 성과 분석 등 온라인 마케팅 전반을 이론으로 익힌 뒤 실제 사업자와 소통하며 광고 집행과 성과 개선 작업을 수행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총 37개 로컬 사업자가 참여했고, 이 중 8개 팀이 우수 사례로 선정돼 성과를 발표했다.
학생 팀들은 타깃 고객 재정의, 광고 예산 재배분, 광고 소재 신규 제작, 리뷰 확보 전략 등 구체적인 솔루션을 현장에 적용했다. 단순 노출 확대가 아닌 예약과 매출 증가를 목표로 광고 성과 지표를 설계하고, 플레이스 방문 흐름과 검색 패턴을 분석해 광고 문구와 이미지, 운영 시간, 해시태그 등을 세밀하게 조정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경상국립대 학생들과 협력한 김녕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는 프로그램 기간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 유입이 278퍼센트 증가했다. 체험과 숙박 예약 건수는 6배 이상 늘어, 디지털 전환이 관광 체험형 로컬 비즈니스에도 직접적인 매출 효과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성균관대 학생들과 매칭된 소품샵 엠에이에이 오브젝트는 플레이스 유입 수가 약 135퍼센트, 월 매출이 약 124퍼센트 성장하며 온라인 채널이 오프라인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입증했다.
국립부경대팀은 건어물 전문점 해찬가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전반적으로 손봤다. 광고 집행뿐 아니라 플레이스 정보 구조를 정비하고, 네이버 클립과 블로그를 활용해 신규 리뷰를 다수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 기간 매출이 약 67퍼센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팀과 전북대팀은 각각 숙소 한옥 포지티브스, 전통주 전문점 소록과 협업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노린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 한옥, 전통주 등 한류 연관 키워드와 다국어 설명을 강화해 글로벌 이용자 검색에 대응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업주들은 디지털 광고에 대한 인식과 활용 역량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한 참여 사업주는 적은 비용으로 광고 효율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고, 단기 매출 향상을 넘어 장기 경쟁력을 위한 데이터 활용 관점을 갖게 된 계기라고 언급했다. 대학생 입장에서는 교실에서 배운 마케팅 이론을 실제 로컬 비즈니스에 적용해보며 성과 지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실무형 교육 과정으로 기능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사 검색과 플레이스, 광고 상품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소상공인 성장 사례를 만들어내는 전략적 의미도 있다. 이용자와 사업자가 동시에 모이는 플레이스 플랫폼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 집행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수록 장기적으로 네이버 마케팅 도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 예산 여력이 크지 않은 지역 소상공인의 경우, 대학과 연계된 컨설팅과 비즈머니 지원이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과 오프라인 상권의 결합은 글로벌에서도 공통된 흐름이다. 해외에서는 검색과 지도 서비스, 리뷰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상공인의 온라인 노출 경쟁이 이미 치열해진 상황이다. 네이버가 SME 퍼실리테이터와 같은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경우, 국내 상권 디지털화 속도와 함께 자사 플랫폼 중심의 데이터 축적이 더욱 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경률 네이버 Corporate Agenda 리더는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동시에 학생들에게 실무 중심의 마케팅 경험을 제공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네이버 생태계 내 소상공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네이버와 대학, 로컬 상권이 맞물린 이 협력 모델이 실제 시장에 안착해 확산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