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 앱 블룸 수상…LG화학, 디지털 헬스 전략 가속
난임과 임신 준비를 디지털로 지원하는 헬스케어 앱이 국내 모바일 서비스 시상식에서 최고 평가를 받으며, 난임 치료 영역의 패러다임 전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제약·화학 기업이 축적해 온 의학 데이터를 모바일 플랫폼과 결합해 난임 부부의 정보 격차와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디지털 헬스와 생식의학 융합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직접 개발한 난임 특화 앱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을 디지털 기반 난임케어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LG화학은 난임과 임신 준비를 과학적으로 지원하는 헬스케어 앱 블룸으로 스마트앱어워드 2025 의료서비스분야 대상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블룸은 올해 6월 LG화학이 정식 오픈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난임과 가임기 건강관리를 원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건강 정보 제공과 심리적 지원 기능을 통합한 서비스다. 스마트앱어워드는 아이어워즈 코리아가 주관하며, 약 4000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이 비주얼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 구현, 콘텐츠 완성도 등을 종합 심사해 각 분야 혁신 모바일 앱을 선정한다.

블룸은 난임 해결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규정한 LG화학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LG화학은 대한생식의학회와 대한보조생식학회의 콘텐츠 자문을 받아 앱의 의학 정보 구조를 설계했으며, 임신 준비 단계부터 난임 검사, 보조생식 시술 과정에 이르는 전 주기를 고려한 콘텐츠 구성을 내세운다. 생식의학 관련 학회가 직접 자문에 참여한 만큼,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능력이 기존 일반 건강 앱 대비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평가위원단은 블룸의 사용자 경험 설계와 사회적 기여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평가위원은 블룸이 난임과 관련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정서적 지지 기능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난임 치료 과정에서 반복되는 검사와 시술, 대기 시간으로 인한 심리적 피로를 앱 기반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으로 다독인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혔다.
LG화학은 난임과 임신을 둘러싼 환경 변화도 서비스 기획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결혼과 출산 시기가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환경 요인과 생활습관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건강한 임신 준비와 체계적인 가임건강 관리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블룸을 단발성 캠페인 성격이 아닌, 장기적인 고객 접점 플랫폼으로 키우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앱 기반 고객 지원 강화를 위해 비슷한 고민을 겪는 가임기 고객들의 심층 인터뷰와 실제 시술 경험을 담은 콘텐츠를 계속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난임 관련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업데이트되는 참여형 디지털 커뮤니티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심리 지원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난임 치료의 정서적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도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김성호 LG화학 스페셜티 케어 사업부장은 블룸을 단순 정보 제공 채널이 아닌, 심리적 치유와 희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임과 임신 준비 단계에서 경험하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디지털 난임케어 플랫폼의 핵심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이번 수상을 제약·바이오 기업이 난임과 생식의학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난임 진단과 보조생식 시술은 고난도 의료 기술과 장기적 치료 계획, 반복 상담이 결합된 분야로, 앱 기반 정보 제공과 정서 지원이 실제 진료와 병행될 경우 환자 만족도 제고와 이탈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으로 생식의학 클리닉, 의료기관과의 연계 기능이 추가될 경우 디지털 난임케어 서비스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책적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정교해지는 과정에서 난임 특화 서비스의 역할이 점차 구체화될 전망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민감 건강정보 처리 기준, 의료정보 정확성 검증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하는 만큼, 앱 개발 기업과 의료계, 규제 당국 간 협력이 서비스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난임과 출산율 문제를 둘러싼 정책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과학적 콘텐츠와 심리 지원을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이 공적 지원 체계와 어떻게 연계되느냐에 따라 시장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블룸과 같은 디지털 난임케어 서비스가 실제 의료 현장과 정책 환경 속에서 어떤 역할을 확보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