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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흑마늘·하늘 비행”…단양의 깊어가는 가을, 감각을 깨우는 여행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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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단양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드넓은 하늘과 굽이치는 강, 그리고 각양각색의 먹거리가 가을의 기운을 더 진하게 머금었다. 예전엔 흘러가는 관광지라 여겨졌던 단양이지만, 지금은 ‘끝내주는 한 끼’와 ‘하늘을 유영하는 짜릿한 경험’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른 아침, 도전리의 단양너마늘위한치킨 앞에는 닭강정을 포장하려는 여행객이 줄을 선다. 오직 국내산 닭다리살만으로 만든 닭강정은 특제 소스와 함께 부드러운 속살을 품고 있다. “바삭함에 푸짐함까지, 진짜 속이 꽉 찬 맛 같다”는 고객 반응이 이어진다. 한 블록을 더 가면 단양의 오랜 맛집, 단양흑마늘닭강정이 기다린다. 이곳은 깊은 풍미를 내는 직접 숙성 흑마늘 소스를 써서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도 닭이 촉촉하게 남는다. 메뉴도 흑마늘닭강정, 마늘닭강정, 마늘후라이드로 골라 즐길 수 있다. 사장님의 손끝에서 단양 먹거리의 진수가 살아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단양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단양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런 변화는 단양을 찾는 여행객의 수로도 드러난다. 매년 가을이면, 단양팔경 일대를 중심으로 체험과 맛집 탐방이 함께 이뤄지며, 각종 SNS에는 ‘단양닭강정 인증샷’과 ‘하늘 위 단양 전경’이 꾸준히 등장한다. 지역 상권도 이에 맞춰 여행객의 오감을 책임지는 미식과 놀이 공간을 적극 만들고 있다.

 

미식의 여정은 매포읍 향미식당에서 멈추지 않는다. 중식 메뉴의 정갈함과 충분한 주차, 신선한 재료를 꼼꼼히 고르는 주인장의 정성 덕분에, 가족 단위 여행객이 편하게 들러 특별한 식사를 즐긴다.

 

진짜 절정은 단양의 하늘을 만나는 순간에 찾아온다. 패러일번지에서는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파일럿,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안전을 책임진다. “막상 하늘로 떠오르면 두려움보단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체험객의 고백이 이어진다. 짙은 산과 강을 눈 아래 두고 하늘을 유영하는 경험은 도시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일상의 탈출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 단양읍 별곡리에 자리한 다누리아쿠아리움에서도 새로운 경이로움을 만난다. 국내외 민물고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생태관, 8미터 수족관 너머로 단양팔경의 풍경이 재현된다. “수중 생명체를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로 느꼈다”는 감상처럼, 교육과 치유의 시간이 펼쳐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단양 가서 닭강정 먹다 보니 그냥 흘러가는 여행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단양, 직접 해보니 인생샷보다 더 소중한 기억이 됐다” 등 여행의 감동이 일상으로 이어졌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단양이라는 한 지역이 단지 여행지 그 이상, 미식과 체험을 통한 삶의 작은 리듬을 바꾸는 장소로 자리잡는 중이다. 작고 짧은 여행이지만, 가을의 단양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감각과 내면의 여유가 천천히 깃들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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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단양흑마늘닭강정#패러일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