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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게이밍 허브"…크래프톤, 감성 어드벤처로 TV 공략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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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기반 TV 게임 플랫폼이 게임 유통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서사 중심의 인디·싱글 플레이 게임도 거실 화면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만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드림모션이 개발한 스토리텔링 어드벤처 마이 리틀 퍼피가 LG전자의 웹OS 기반 게이밍포털에 입점하며 북미를 시작으로 순차 서비스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콘솔 의존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TV 운영체제와 클라우드 게이밍 허브가 새로운 게임 배포 인프라로 부상하는 전환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크래프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드림모션은 자사 게임 마이 리틀 퍼피를 LG전자의 웹OS 기반 게이밍포털을 통해 11월 22일부터 북미 지역에 우선 제공하고, 이후 글로벌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고 밝혔다. 마이 리틀 퍼피는 지난 11월 7일 PC 플랫폼을 통해 먼저 출시된 작품으로, 출시 후 이용자 리뷰 기준 97퍼센트가 긍정 평가를 기록하며 초기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한 상태다.  

기술 구현 측면에서 이번 협업의 핵심은 웹OS 기반 스마트 디바이스 위에서 콘솔 없이 게임패드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LG 게이밍포털은 클라우드 게이밍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올인원 허브로, 사용자는 별도 다운로드나 고성능 하드웨어 없이도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실행한다. 마이 리틀 퍼피 역시 이 구조를 활용해 LG 스마트 TV, 웹OS 스마트 모니터, 스탠바이미 등 다양한 기기에서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최적화된다.  

 

마이 리틀 퍼피는 사람이 사망한 뒤 먼저 세상을 떠난 반려견이 마중을 나온다는 모티브에서 출발한 싱글 플레이 어드벤처 게임이다. 내러티브 연출과 감성적인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우고, 퍼즐과 탐험 등 장르를 넘나드는 플레이 구성을 더해 몰입도를 높였다. 실시간 경쟁이나 멀티 대전 중심의 기존 TV 게임과 달리, 정서적 공감과 스토리 체험에 방점을 둔 점이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LG전자의 게이밍포털은 웹OS 기반 기기를 위한 클라우드 게이밍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AAA급 대형 게임부터 비교적 가벼운 캐주얼 타이틀까지 다양한 파트너사와 제휴해 카탈로그를 확장하고 있으며, 인터페이스는 리모컨·패드 조작에 최적화된 UX 구조를 채택했다. 이용자는 TV 홈 화면에서 게이밍포털로 진입해 게임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방식으로, 앱 마켓과 콘솔 스토어를 통합한 형태의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협력은 콘솔이나 고사양 PC를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도 감성 지향 싱글 플레이 게임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은 콘솔 중심 구조가 강하지만, 스마트 TV 보급 확대와 함께 클라우드 게임 사용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마이 리틀 퍼피와 같은 서사형 인디 타이틀은 진입 장벽이 낮은 TV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잠재 수요층과 만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구독형·클라우드 기반 게임 서비스는 이미 주류 경쟁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대형 플랫폼이 PC·모바일·콘솔을 아우르는 멀티 디바이스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LG와 같은 TV 제조사는 자사 운영체제를 매개로 자체 게이밍 허브를 구축해 콘텐츠 파트너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TV가 단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클라우드 게임 단말로 기능하면서, 게임사 입장에서는 스토어 다변화와 이용자 접점 확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플랫폼 확장은 게임 개발사의 리스크 분산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정 PC 스토어 혹은 모바일 앱 마켓에 판매가 집중될 경우 수수료 구조와 노출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지만, TV 게이밍포털과 같은 신규 채널은 상대적으로 큐레이션 중심 편성으로 차별화된 노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 평판 지표가 높은 작품일수록, 플랫폼 측에서도 라인업 다변화와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해 우선 도입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규제나 인증 측면에서 클라우드 게임은 통상 소프트웨어 등급 분류와 네트워크 품질 요건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국내외 규제 환경은 비교적 명확한 편이지만, 지역별 콘텐츠 심의 기준과 데이터 전송 관련 정책 차이로 인해 서비스 지역 확장 속도에는 편차가 존재한다. LG 게이밍포털 역시 국가별 네트워크 인프라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 출시 전략을 택하고 있어, 북미 이후 어느 지역으로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는 마이 리틀 퍼피가 기존에는 PC 환경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타이틀이라며, LG 게이밍포털을 통해 보다 많은 글로벌 이용자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서는 TV 운영체제와 클라우드 게이밍의 결합이 인디·내러티브 기반 게임의 유통 채널을 넓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시도가 시장에서 어느 수준의 이용자 경험과 수익성을 입증할지, 그리고 TV 중심 클라우드 게임 생태계가 독자적인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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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마이리틀퍼피#lg게이밍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