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블루아카이브 영화 개봉…IP 확장으로 게임·극장 동시 공략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한 콘서트 실황 영화가 전국 멀티플렉스에 걸리며, 게임 IP를 극장과 오프라인 공간까지 확장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게임사가 단순 업데이트와 온라인 이벤트를 넘어, 음악 공연과 굿즈, 체험형 공간을 통합한 복합 엔터테인먼트로 팬덤을 묶어 두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용 시간이 분산되는 모바일 게임 특성상, 이런 집합 경험이 장기 이용자 유입과 결제를 동시에 자극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은 12일 자사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글로벌 서비스 4주년을 기념한 오케스트라 콘서트 영화 블루 아카이브 디 오케스트라 인 시네마를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동시 개봉했다. 서울과 대전, 부산을 포함해 전국 31개 지점에서 상영을 시작했으며, 상영 기간 동안 관람객에게는 게임 아이템과 극장 콤보를 묶은 스페셜 쿠폰이 제공된다.

이번 작품은 2025 사운드 아카이브 디 오케스트라 공연 실황을 담은 영상 콘텐츠다. 블루 아카이브의 대표 OST로 꼽히는 Constant Moderato, Aoharu 등의 곡을 중심으로 전체 사운드트랙을 관현악 중심으로 재편곡했다. 현악기군과 금관, 타악기, 건반 등 풀 오케스트라 편성에 더해 다양한 협연 악기를 배치해 원곡과는 다른 공간감과 다이내믹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게임 내 전투·스토리·로비 등 각 상황별로 사용되던 BGM이 공연용으로 재구성되면서, 이용자는 스토리 장면을 떠올리며 음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재경험할 수 있다.
영상에는 공연 실황뿐 아니라 무대 준비 과정과 개발진 인터뷰가 포함된다. 사운드 디렉터와 작곡진, 아트팀 등 핵심 스태프들이 곡별 의도와 편곡 방향, 게임 내 서사와의 연결 구조를 설명하는 장면을 담아, 단순 공연 기록을 넘어 IP 제작 비하인드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성격을 얹었다. 게임사가 사운드 아카이브를 별도 영상 자산으로 구축하는 방식인 만큼, 추후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추가 굿즈로 확장될 여지도 남겨 둔 구성이기도 하다.
관람객 대상 리워드는 극장 경험과 인게임 활동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상영 관람 시 상급 강화석 25개, 상급 활동 보고서 25개 등 성장·육성에 직결되는 게임 내 아이템과 롯데시네마 기념 콤보 교환용 스페셜 쿠폰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영화 관람을 통해 캐릭터 육성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극장 내 식음료도 함께 소비하게 되는 구조다. 게임과 극장이 파트너십을 통해 동시 매출을 노리는 대표적인 콜라보레이션 모델로 볼 수 있다.
굿즈 제공 전략도 공격적이다. 개봉 1주차에는 아로나와 프라나 캐릭터를 활용한 A3 홀로그램 포스터와 SD 포토카드 세트를 한정 특전으로 준비했다. 2주차 이후 굿즈는 롯데시네마 홈페이지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으로, 주차별 굿즈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반복 관람과 재방문을 유도한다. 각 상영관 매점에서는 블루 아카이브 봉투 팝콘과 아로프라 캔 키링 컵으로 구성된 블루 아카이브 콤보 세트를 판매해, IP 이미지를 좌석 밖 로비와 일상 소지품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넥슨과 롯데시네마는 극장 상영에 맞춰 별도의 오프라인 체험 이벤트도 연계한다. 28일까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 브이스퀘어에서는 블루 아카이브 4주년 미니 페스티벌이 열린다. 현장에는 신규 일러스트를 활용한 팝업 스토어를 비롯해 오케스트라 특별 감상실, 메모리얼 포토존, 히스토리존, 음감 카페 등 여러 체험 공간이 꾸려진다. 특히 오케스트라 음감 카페에서는 공연 음원을 바탕으로 한 실내 음향을 구현하고, 아크릴 스트로우픽과 코스터를 제공하는 콜라보 식음료를 판매해 음악 감상과 굿즈 수집, 소비를 한 번에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는 이번 협업의 신규 일러스트를 활용한 포토존과 브랜드관을 운영한다. 캐릭터 후우카와 유즈, 노도카, 마시로, 호시노 등을 콘셉트로 제작한 미니 말랑쿠션 5종도 건대입구점과 월드타워점에서 판매된다. 상영관 입구와 로비, 팝업 스토어까지 일관된 비주얼을 배치해 게임 팬에게는 일종의 오프라인 테마파크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게임과 극장 간 협업은 IP 비즈니스 관점에서 수익 다변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용자는 모바일이나 PC 화면을 벗어나 대형 스크린과 고출력 사운드 시스템에서 게임 음악을 체험하며, 업체는 좌석 판매, 팝콘과 굿즈 매출, 게임 내 결제 상승 효과까지 동시에 기대하는 구조다. 특히 서브컬처 장르는 캐릭터 애착과 음악 소비 성향이 강해, 콘서트와 실황 영상, 음원 유통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이 장기적으로 IP 매출을 지탱하는 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오프라인 컬래버레이션이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게임 IP가 음악, 극장, 카페, 전시 등 복수 채널로 확장되면, 단일 플랫폼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 운영 복잡도가 높아지는 만큼 관리 역량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산업계는 블루 아카이브 사례처럼 게임과 영화 상영, 체험형 공간을 묶어내는 방식이 실제 수익과 이용자 충성도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