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함께 번영하는 아태 공동체 구축”…중국, 2026 APEC 준비 본격화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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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경쟁과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다자 무대에서 한국과 중국이 다시 마주섰다. 2025년과 2026년 연속 의장국을 맡는 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협력 구도의 방향을 두고 긴밀한 조율에 나선 셈이다.  

 

외교부는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지인 중국 선전에서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APEC 비공식 고위관리회의가 열려 우리 대표단이 참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2025년 의장국인 한국과 2026년 의장국인 중국이 연속해서 의장을 맡는 구도 속에서 향후 2년간의 협력 의제를 정비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측은 회의에서 2026년 APEC의 전체 주제를 함께 번영하는 아태 공동체 구축: 개방, 혁신, 협력으로 제시했다. 또 연간 고위관리회의와 분야별 장관회의를 잇달아 열어 개방, 혁신, 협력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구체 성과를 도출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역내 공급망 안정,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 성장 같은 의제를 폭넓게 다루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에서는 외교부 윤성미 2025년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이 본회의 제1세션에서 2025년 의장국 발표를 맡았다. 윤 의장은 발표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주요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올해 합의된 경주선언의 핵심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2025년 경주 정상회의가 포용적 성장과 디지털 경제, 지속가능 발전을 중심으로 아태 지역 협력의 토대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장은 특히 2026년에도 직전 의장국으로서 책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의 성공적인 2026년 APEC 개최를 위해 전직 의장국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사실상 2025년 경주선언과 후속 이행 과제를 2026년 선전 의제와 연계해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국 의장국 간 양자 조율도 병행됐다. 윤 의장은 천 쉬 중국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과 별도 면담을 갖고 한국의 2025년 APEC 의장국 수임 경험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2025년 경주 회의에서 도출될 주요 성과를 어떻게 2026년 선전 회의로 이어갈지, 의장국 간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는 2025년 의장국으로서 APEC 내 논의를 주도하는 한편, 2026년 의장국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역내 경제 협력 구조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내년 경주 정상회의를 통해 합의될 경주선언의 후속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중국과의 의장국 공조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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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미#apec#중국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