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앞두고 관세 불확실성 혼돈”…뉴욕증시 다우 하락·기술주 강보합→시장 긴장감 증폭

뉴욕의 밤하늘이 깊어질 무렵, 주식시장은 견고한 침묵과 떨림 속으로 한 발짝 더 들어섰다. 9일 밤(미국 동부시간), 월가의 중심에는 또 한 번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변곡점이 기다리고 있었다.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기대와 불안, 그리고 체념을 이끌어내는 회색빛 변동성 아래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듯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장 대비 119.07포인트(0.29%) 하락한 41,249.38에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4.03포인트(0.07%) 내려간 5,659.91로 하루를 마쳤다. 단 하나, 기술주의 요람인 나스닥종합지수만이 0.78포인트(0.00%) 소폭 올라 17,928.92에 머물렀다.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오래전부터 시장의 향방을 뒤흔들 변수로 예고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에 부과된 145%의 이례적 관세는, 양국 사이에 놓인 두터운 빙벽이었다. 145%의 무게는 양국 무역선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의 흐름마저 흔들고 있다. 한편에서는 관세율이 60%로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흐르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중국에 8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메시지를 트루스소셜 계정에 남겼다. 그러자 백악관 또한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낮추지 않겠다”며 또 한 번 엄중함을 내비쳤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역시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교착 국면의 단단함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밤이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주요 경제 지표 없이 증시는 오직 발언과 심리만으로 마찰음을 키웠다. 연준(Fed) 인사들의 잇단 견해 표명은 분위기를 더욱 긴장하게 했는데,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그리고 미국 경제의 속도에 대한 걱정과 사실을 조심스럽게 나열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성장률을 하락시킬 가능성”을 우려했고,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미국 고용 시장이 현저히 높은 수준에 있고 그 자연실업률은 4.2%에 근접해 있다고 분석했다.

개별 업종을 보면 에너지 섹터는 1% 이상 오르며 강세를 보였으나, 의료건강 부문은 1% 넘게 밀려나갔다. 대형 기술주들은 테슬라(5% 상승) 등 일부가 돋보였고, 리프트는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로 28% 급등했다. 핀터레스트도 실적 호조와 성장 기대에 힘입어 주가가 5% 가까이 올랐다. 반면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는 1분기 저조한 매출로 7% 넘게 하락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동결을 82.8% 확률로 전망하며 관망했다. 변동성지수(VIX)는 2.58% 하락한 21.90으로, 표면적 공포는 다소 잦아든 듯 보이나, 그 이면에는 예측할 수 없는 내일에 대한 긴장감이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는 “명확한 합의가 도출되기 전까지 시장의 방향 찾기는 계속해서 불안정할 것”이라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양국 협상 결과라는 미지의 변수 앞에서 다시 한 번 집단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과 중국, 두 경제 대국의 움직임을 향해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다. 본격적인 무역협상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확실성 없는 거센 바람을 견디며, 각자의 선택을 조심스럽게 숙고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