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5 감싼 햄버거 포일 상징성”…기아, 광고혁신으로 브랜드 경쟁력→확장 전망
기아가 전용 전기차 EV5를 앞세운 브랜드 캠페인으로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성과를 거두며 전동화 전환 국면에서의 마케팅 존재감을 한층 공고히 했다. 기아는 더 기아 EV5 광고 캠페인이 2025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인쇄 부문 대상과 TV영상 부문 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밝혔다. 전동화 전략의 핵심 차종을 둘러싼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업계 최고 권위의 포상을 통해 검증된 셈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정에서 브랜드 자산 확장에 의미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광고대상은 1994년 출범한 이후 매년 2천여 편이 넘는 작품이 출품되는 국내 대표 광고제로 자리 잡았다. 치열한 심사를 거쳐 인쇄와 TV영상 등 주요 부문 수상작이 선정되며, 광고업계에서는 소비자 인지도뿐 아니라 창의성과 완성도를 함께 검증하는 무대로 인식돼 왔다. 올해 시상에서 기아 EV5 캠페인이 동시에 두 개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전기차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 광고 문법을 벗어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쇄 부문 대상을 차지한 더 기아 EV5 위드 파이브 가이즈 캠페인은 글로벌 프리미엄 식음료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와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파이브 가이즈 특유의 햄버거 포일 패키지를 모티브로 EV5를 감싼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신차의 외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상적이고 친숙한 패스트푸드 이미지를 전기차와 결합함으로써 EV5를 거대 기술의 상징이 아닌 생활 속 동반자로 재해석한 점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TV영상 부문 은상을 수상한 더 패밀리 SUEV 광고는 EV5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를 가족과 일상의 서사로 풀어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배우 최대훈과 강말금이 극 중 부부로 등장해, 가족 여행을 떠나는 여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구성이 특징이다. SUEV라는 명칭은 스포츠유틸리티차 SUV와 EV 전기차를 결합한 개념어로, 실용성과 주행 성능을 중시해온 SUV 문법을 전동화 시대에 자연스럽게 이식하려는 기아의 방향성을 상징한다고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해당 TV 광고는 전기차에 대한 기술적 우월성이나 성능 수치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전기 SUV가 가족 단위 이동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장면을 담담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되는 시점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 유지비용에 관한 불안감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반복되는 일상 주행과 여행 장면을 통해 전기차의 생활 밀착성을 자연스럽게 설득하는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광고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내연기관차 광고에서 흔히 활용되던 역동적 드라이빙 이미지에 비해, 전기차를 보다 편안한 이동 수단으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아가 EV5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는 행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과도 맞물린다. EV6와 EV9로 이어지는 전용 전기차 라인업 사이에서 EV5는 글로벌 메인스트림 수요를 겨냥한 핵심 차종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아세안, 유럽 등에서 가족형 전기 SUV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 전략적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광고대상 수상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마케팅 캠페인 기획 시에도 상징적 레퍼런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광고·자동차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광고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파이브 가이즈와의 협업을 전동화 시대 자동차 광고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F&B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차량 자체의 기술 스펙보다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는 최근 마케팅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지향성을 감성적 과장이 아닌 구체적 경험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V5를 햄버거 포일로 감싼 이미지 한 장에 호기심, 재미, 신차 기대감을 응축해낸 구성은 인쇄 광고의 전통적 강점인 상징성과 응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로도 해석된다.
기아는 이번 수상이 단기적 캠페인 성공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의 삶에 공감하는 창의적인 마케팅을 통해 기아의 가치를 전달해나가겠다고 밝히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으로 대표되는 산업 전환기에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이야기 중심의 광고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문가들 또한 전기차 시장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수록 배터리 용량이나 출력 경쟁보다, 브랜드가 제시하는 서사와 라이프스타일 이미지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의 성과는 기아 EV5가 단지 새로운 전기 SUV를 넘어, 전동화 시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매개로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다. 전기차 기술 경쟁이 상향 평준화되는 국면에서,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는 이야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완성차 기업의 차별화 지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 EV5 캠페인의 수상 사례는 전동화 시장에서의 마케팅 혁신이 더 이상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제품 전략과 동등한 무게를 지닌 기업 경쟁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