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반진출 협의회 띄운 KOSA…AI·SW 수출 교두보 노린다
국내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기업을 묶는 집단 미국 진출 프로젝트가 가동되며 ICT 수출 전략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KOSA가 미국 진출 협의회를 발족해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을 아우르는 동반 진출 지원에 나선 것이다. 단일 기업이 아닌 업종별 기업 풀을 구성해 시장 정보, 투자, 정책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방식이어서 향후 국내 AI·SW 수출 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의회를 미 시장 공략의 실전형 플랫폼으로 보고, 후속 프로그램과 정책 연계 수준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KOSA는 전날 서울 강남구 드리움에서 국내 인공지능 AI와 소프트웨어 SW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 진출 협의회를 공식 발족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협의회 출범과 함께 전략 세미나가 동시에 진행돼 참여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 전략과 투자 유치 포인트를 공유했다. 이번 협의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추진하는 대·중소 동반진출 협의회 사업의 일환으로 구성됐다.

협의회에는 포티투마루, 인스웨이브, 투비소프트, 트레드링스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26개 국내 AI·SW 기업이 참여했다. 개별 기업이 각자 현지 법률과 규제, 파트너 발굴을 해결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협의회 차원의 공통 애로사항 발굴과 해결책 모색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물류 플랫폼 등 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은 분야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향후 미국 현지 수요처와의 연결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이날 전략 세미나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핵심 역량과 구체적 진입 경로가 소개됐다. 500글로벌 수석심사역 신은혜는 미국 진출을 모색하는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발표하며 제품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시장 적합성 검증, 현지 팀 구성, 규제 준수 역량을 강조했다. 이어 뉴욕경제개발청 디렉터 김윤선은 뉴욕 진출의 장점과 지역별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핀테크, AI, 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기반 서비스 기업에 유리한 정책 환경을 설명했다. 플리토 이정수 대표는 실제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입 사례를 공유하며 초기 파트너십 구축 과정과 현지 고객 확보 전략을 중심으로 실무 경험을 전했다.
KOSA는 협의회를 통해 미국 기술 규제와 산업 구조 변화, 투자 흐름 등 시장 동향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참여 기업의 사업 단계와 분야를 고려한 맞춤형 진출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현지 투자기관과 경제개발청과의 연결을 강화해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공공 지원 프로그램과 지역별 인센티브 정보를 협의회 차원에서 통합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단기간 PoC 개시, 공동 데모데이 개최, 컨소시엄 형태의 프로젝트 수주 등 실전형 성과 도출도 노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각국이 자국 스타트업과 디지털 기업을 묶어 특정 국가나 도시로 동반 진출시키는 프로그램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현지 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한 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기업의 네트워크 구축과 법인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OSA의 미국 진출 협의회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는 국내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경우, 국내 AI·SW 기업의 글로벌 수출 전략이 개별 진출 중심에서 연합·생태계 기반 진출로 재편될 수 있다고 본다.
KOSA는 앞으로 미국 현지 투자기관과 경제개발청 등과의 공식 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현지 피칭 행사와 파트너 매칭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산업계는 이번 협의회가 단발성 세미나를 넘어 실제 계약과 투자,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