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쌍둥이 연기 미세 결”…미지의 서울, 흔들림과 균형의 신드롬→심장 저릿한 몰입
고요한 밤, 차분한 조명 속에 박보영의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상처와 바람, 미묘한 기대와 체념이 교차하는 그 눈빛은 평범하게만 흘러가던 한 순간을 특별한 감동으로 일으켰다. ‘미지의 서울’에서 박보영이 두 쌍둥이 자매, 유미지와 유미래로 살아 숨 쉬는 감정의 온도차는 마치 서로 다른 계절과도 닮아 찬란한 여운을 남긴다. 숨죽여 바라본 짧은 침묵, 흔들리는 시선 아래 억눌렀던 고백이 흘러나오는 순간 시청자는 어느새 박보영이 그리는 내면의 결 속으로 천천히 스며든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 삶을 뒤바꾼 쌍둥이 자매 유미지, 유미래를 맡아 극명하게 상반된 내면의 흐름을 마치 자신 안의 양면으로 세심하게 쓸어 올린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유미지가 술기운을 빌려 호수에게 뜨거운 고백을 전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수년간 꼭꼭 눌러 담았던 감정이 한마디와 함께 쏟아지던 그 순간, 박보영의 절제된 표정과 손끝에 실린 감정의 진동은 극에 설렘과 뭉클함을 더했다. 이어진 회의 장면에서는 논리적인 태도와 변화된 눈빛으로 유미지의 성장 서사를 오롯이 증명했다. 빠른 논리와 흔들림 없는 자세로 대표의 신뢰를 얻으며, 박보영은 단 한 장면에서도 인물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쌍둥이의 또 다른 존재인 유미래 역시, 완전히 다른 색감의 감정선이 조용한 폭풍처럼 물결쳤다. 농장을 떠나기로 스스로에게 맹세하는 내면의 순간, 세진과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박보영은 무너진 듯한 체념과 불안, 그리고 자신을 지키려 애쓰는 흔들림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말보다 더 먼저 변화하는 표정, 어깨의 움직임, 흐트러지는 숨결은 유미래의 쓸쓸한 결심과 상처까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단순한 이중 연기를 넘어 각 캐릭터가 지닌 감정의 결을, 한 장면마다 촘촘히 교차시키는 박보영의 연기는 드라마의 중심추가 되었고, 시청자들은 짙은 공감과 긴 여운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미지의 서울’은 박보영의 내밀한 심리와 강렬한 서사가 쌓여 만들어낸 감정의 빛깔로 완성된다. 세밀한 감정 조율과 리드미컬한 완급 조절, 작은 손짓과 시선 변화까지 깊게 집중한 연기는 인물 간의 온도차를 실감나게 부각시켰다. 매회 점점 색을 달리하는 유미지와 유미래의 서사는 박보영이라는 이름의 감정의 파도 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슬픔과 설렘, 현실 앞에서 맞물린 성장의 기록이 그 어느 때보다 공감으로 다가온다.
매 순간 변주되는 감정의 결, 인물 사이를 가르는 한 줄기 긴장과 화해의 흐름에 박보영은 다시 한번 새로운 연기의 신드롬을 시작한다. 드라마의 큰 축을 이루는 두 자매의 엇갈린 심리와 변화 무쌍한 표정은 다음 전개에서 어떤 물결을 더해갈지, 시청자들의 기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박보영이 전하는 흔들림과 균형의 신드롬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 20분 tvN ‘미지의 서울’에서 진하게 채색돼 시청자 곁을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