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진심" 내세운 김민석 "광주 예산 16% 증액…미래산업 메카로 키운다"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를 두고 여야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 김 총리가 직접 광주를 찾아 예산 확대와 미래산업 육성을 약속하며 윤석열 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4일 광주 서구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서구청 초청 국정 설명회 특별강연에서 "위대한 민주 성지인 광주가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에 미래산업의 기관차가 되는 모습을 너무나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얘기를 이재명 대통령과 많이 나눈다"고 밝히며 대통령과의 공감대를 부각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 취임 전 대선 국면부터 이어진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전 대선을 치르면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도 그랬다"며 "호남과 광주에 이 대통령이 진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광주를 이제 경제적으로도 탁월한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이번 예산에 그 마음의 일부를 반영시켰다"고 말했다.
예산 배분을 둘러싸고는 윤석열 정부와의 수치를 직접 비교했다. 김 총리는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8% 정도 늘렸는데 광주 예산은 16% 늘었다. 윤석열 정부에선 평균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를 미래산업 메카로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광주 중심 성장 전략을 부각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과 주요 성과도 조목조목 소개했다. 특히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을 시작하며 '절대로 서두르지 마라. 손해 보는 데엔 절대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몇 개월 서명 안 할 것을 각오하고 버티는 건 쉽지 않은데 이 대통령이 그것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한국이 '그럴싸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협상팀과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달라고 청중에 요청했다.
주가와 경제정책 관련 발언도 곁들였다. 김 총리는 "대통령이 코스피 5,000시대를 연다고 하니 많은 사람이 비판을 넘어 비난했지만 4,000대까지 갔다"며 "조만간 적정한 시기 5,000대까지 가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 목표를 다시 환기하며 경제 성과를 통해 정권 정당성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재계와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전임 대통령들과 차별점을 부각했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이 경제계와의 긴밀한 소통 행보를 하고 있다"며 "10∼30년 전 대통령이 대기업을 만나면 '저자들이 골방에서 무엇을 하나'하는 의식을 가졌던 시대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떳떳하지 않은 도움을 받은 것이 없고 오직 국민의 힘으로 선거를 치러 당당히 기업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의 접촉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면서도, 정경유착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날 강연장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광주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김 총리는 강연에 앞서 광주 남구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을 방문해 지역 민생 현장을 둘러봤다. 여권 핵심 인사가 연쇄적으로 광주를 찾는 행보는 향후 예산 집행과 지역 현안 해결 과정에서 광주와 호남 민심 잡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사 과정에서 광주 미래산업과 사회복지 인프라 지원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정기국회 후속 일정에서 예산 배분의 지역 형평성과 효과를 두고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