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회 특별시 서울 만들겠다"…박주민, 서울시장 출마 선언
정권 재창출을 둘러싼 여야 대치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전략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3선 의원 박주민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여권의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정면 대결을 예고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저는 서울의 전환과 도약을 제안한다. 기본특별시 서울로의 전환, 기회특별시 서울로의 도약"이라고 밝히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보수 진영의 서울 시정과의 차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 의원은 "이재명의 대한민국과 윤석열의 대한민국이 다르듯, 박주민의 서울과 오세훈의 서울도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서울은 어떤 시민의 삶도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기본을 보장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누구나 잠재력을 끝까지 펼칠 기회의 도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서울이 처한 현실을 짚으며 현 시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서울 인구 유출 규모와 각종 싱크홀 등 안전사고 문제를 언급하면서 "세계는 서울을 높게 평가하지만 정작 시민은 서울에서 살기가 벅차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 도시 경쟁력과 달리 실제 거주 만족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공약 구상도 공개됐다. 박 의원은 서울도시주택공사를 주택공급 및 관리 전담 기관으로 재편해 공공 주택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또 아동·노인·장애인 통합 돌봄 안전망 구축을 약속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강북횡단선, 목동선, 서부선 등 도시철도 노선 구축을 약속했다. 주거·교통 여건 개선과 함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물가 안정, 인공지능 시민교육 플랫폼 구축 등도 내걸었다. 박 의원은 디지털 전환과 생활 물가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 정책 구상으로 중산층·청년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 구도도 가시화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는 지난달 말 박홍근 의원에 이어 박주민 의원이 두 번째다. 두 명의 중진 의원이 연이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 경선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여권에서는 현직인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을 노릴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야권의 후보군이 정비되면 향후 정책과 인물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조율한 뒤 공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고, 서울시정 방향과 관련한 공방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