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사 판매역성장 지속”…현대차·기아, 실적조정 국면→내년 반등분수령
국내 완성차 5개 사가 11월 글로벌 판매에서 다시 한 번 역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의 지난달 국내외 합산 판매는 66만8천991대로 전년 동월보다 3.9% 줄어들며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후퇴하는 가운데 KGM만 근소한 플러스를 기록해 전체 하락세를 간신히 완충한 양상으로 분석됐다.
5개 사의 11월 내수 판매는 11만6천602대로 전년 동월 대비 5.8% 감소했다. 현대차가 6만1천8대를 판매해 3.4% 줄었고, 기아는 4만7천925대를 팔아 0.6% 감소에 그치며 상대적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내수 판매가 각각 46.6%, 51.0% 급감해 사실상 반 토막 난 수준으로 집계됐다. KGM 역시 5.7% 감소한 3천121대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기아 쏘렌토가 1만47대 판매되며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고, 스포티지 6천868대, 현대차 그랜저 6천499대, 쏘나타 5천897대, 아반떼 5천459대 등이 뒤를 이었다. 중형·준중형 세단과 중형 SUV로 수요가 명확히 재편되는 구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을 포함한 해외 판매도 비슷한 궤적을 보였다. 5개 사의 11월 해외 판매는 55만2천389대로 3.4% 줄었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28만8천499대를 판매해 2.2% 감소했고, 기아는 21만4천140대로 0.9% 감소를 기록했다. 한국GM은 4만2천826대를 수출해 10.4% 줄었으며, KGM은 5천850대를 해외에 판매해 5.6% 성장하며 체질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국 관세 변수 등 대외 리스크보다 한국GM의 내수 부진이 훨씬 큰 폭으로 나타난 점을 들어, 수입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와 판매 채널 전략의 재정비 필요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진단하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국내외 합산 34만9천50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내수는 3.4% 줄었고, 해외는 2.2% 감소해 글로벌 수요 둔화의 압력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총 26만2천65대를 판매해 0.8% 감소에 그쳤는데, 사실상 보합 수준의 조정 국면으로 해석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비해 한국GM은 4만3천799대에 그치며 11.7% 감소했고, 르노코리아는 내수와 수출이 각각 51.0%, 86.4% 급감한 여파로 총 4천649대에 머물며 작년 같은 달보다 69.4% 감소하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는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5개 사 중 최하위에 머물며 신차 부족과 라인업 노후화의 구조적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KGM은 11월 국내외 합산 판매가 8천971대로 1.4% 증가하며 5개 사 가운데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는 줄었지만 수출이 5.6% 늘면서 완만한 회복 곡선을 그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KGM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비중을 확대하며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통해 내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내수 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존재감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병존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견 3사의 신차 부재를 맞물린 요인으로 지목하며 내수 부진이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완성차 5사가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에 대규모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 관리와 설비투자 전략에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신차 출시와 글로벌 금리 인하 여부가 국내 완성차 산업의 수요 회복과 수익성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