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 못한 따뜻함”…강서하, 유작 남기고 암 투병 끝 별세→연예계 애도 물결
한낮 햇빛 속에서도 소탈한 미소는 여전했다. 배우 강서하가 위암 투병 끝에 31세의 젊은 나이로 오랜 예술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랑과 진심을 연기에 녹여내던 강서하의 마지막 길에는 동료와 팬들의 깊은 슬픔과 아쉬움이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지난 14일, 가족과 지인이 함께한 영결식을 끝으로 강서하는 경남 함안 선산에 영면했다. 영면에 앞서 서울성모병원 빈소에는 박주현, 서은수, 정신혜 등 동기와 선후배 배우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별의 인사를 건넸다. SNS에는 티 없이 맑은 미소와 담담하면서도 진실했던 마음씨를 기리는 추모의 글이 쏟아진 가운데, 배우 정신혜는 고인을 “사랑을 줄 수 있었던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회상해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강서하의 투병 사실은 얼마 전 알려졌으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지난해 위암 4기 판정 이후에도 영화 ‘망내인’의 촬영을 완주하며 고통 속에서도 연기를 완수하겠다는 열정을 보였다. 신재호 감독 역시 “마지막까지 진통제에 의지해 연기를 해낸 배우였다”며 그의 깊이를 기렸다. 짧지만 깊었던 삶은 동료 배우들과 팬들의 마음에 길게 각인됐고, 특히 연인 호흡을 맞췄던 ‘파도야 파도야’, 그리고 그의 유작이 된 ‘망내인’에 담겨진 진심은 오랜 시간 기억될 것이다.
강서하는 2012년 용감한 녀석들 ‘멀어진다’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이래, JTBC ‘선암여고 탐정단’, KBS ‘어셈블리’, MBC ‘옥중화’, SBS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 등 다수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그가 지닌 따뜻한 존재감과 생전 소외된 이웃을 위한 벽화 봉사, 루게릭병 환우 지원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이야기는 예술인으로서의 책임과 사회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현실과 맞물려, 강서하의 별세 소식은 또 다른 울림을 더한다. 동년배 배우들은 물론 대중들 역시 그의 짧지만 빛났던 시간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한편, 강서하의 마지막 영화가 된 ‘망내인’은 오는 10월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생전 끈질기게 연기자의 삶을 이어왔던 그의 유작을 통해 관객들과 동료들은 다시 한 번 “짧지만 찬란했던 강서하”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