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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KIC 실리콘밸리 출범회의로 글로벌 협력망 확대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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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디지털 산업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혁신 거점을 전면에 내세운 인재 유치전에 나선다. 정부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출발점으로 해외 연구 협력과 창업,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을 한데 묶는 연결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 각지의 우수 인력과 첨단 기술 네트워크를 국내 산업 생태계와 직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번 시도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바이오 등 핵심 분야 인재 확보 경쟁에서 한국이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시간 12일 제1회 G KIC 컨퍼런스를 열고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과 인재 유치 전략을 공유한다. G KIC는 Global Korea Innovation Center의 약자로 과기정통부 소관 해외센터의 통합 신규 브랜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월 이 브랜드를 출범시키고 미국, 중국, 베트남, 벨기에 등 주요 거점에 설치된 해외센터 기능을 하나의 글로벌 협력망으로 재편하고 있다.

해외센터들은 각국에서 국제공동연구 수요 발굴, 기술 창업 지원, 중소기업의 현지 시장 진입, 우수 연구 인력 교류를 담당해 왔다. 그동안 개별 거점 중심으로 운영되던 채널을 G KIC라는 단일 브랜드 아래 묶어 공동 사업을 기획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전 권역 해외센터를 연계해 축적된 네트워크와 국제협력 노하우를 상호 교환하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글로벌 협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 KIC 컨퍼런스는 올해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매년 주요 거점을 순환하며 개최된다. 권역별 산업 구조와 연구 생태계가 다른 만큼,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제를 설정해 기획하는 방식이다. 첫 행사인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한국이 당신의 우수성을 기다립니다로, KIC 실리콘밸리가 주관을 맡았다. 해외 석학과 기술 기업이 보유한 연구 역량을 한국의 연구개발과 산업 현장으로 끌어오는 관문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행사 슬로건은 한국, 더 매력적인 목적지로 정해졌다. 해외 우수 석학을 보유한 글로벌 대학과 기업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있다. 과기정통부와 국내 주요 기업이 직접 참여해 연구자와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인재 유치 프로그램과 채용 정보를 소개한다. 참가자 맞춤형 1대1 상담과 연구협력 연계, 채용 연계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이 함께 운영되며, 이를 통해 인재가 곧바로 한국 기관이나 기업과 구체적 협력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국내 복귀 의사가 있는 재외 연구자나 글로벌 기업 소속 전문가들은 향후 G KIC 해외센터를 거점으로 한 연계 지원을 받게 된다. 정부 주요 기관과 국내 기업이 운영 중인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과 연동해, 공동연구 기획, 단기 방문연구, 국내 연구소 취업, 스타트업 창업 등 다양한 경로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접근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글로벌 인재 풀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학기술 국제협력은 지역과 동맹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정보, 바이오 기술 협력 블록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글로벌 협력망을 얼마나 촘촘히 구축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이번 G KIC 컨퍼런스가 실리콘밸리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출발한 것도 이런 흐름을 의식한 선택으로 읽힌다.

 

강상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은 첨단기술 패권 경쟁으로 과학기술 국제협력이 블록화됨에 따라 글로벌 협력망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서 해외센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센터가 과학기술 국제협력의 핵심거점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산업계와 연구계에서는 이번 컨퍼런스가 G KIC 네트워크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할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한국이 첨단기술 인재와 연구 협력의 매력적인 목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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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gkic컨퍼런스#실리콘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