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캡처로 게임제작 혁신”…매드엔진, 벤처천억기업 등극
게임 개발사가 자체 모션 캡처 인프라를 구축하며 IP 중심의 제작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위메이드맥스 자회사 매드엔진이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벤처기업협회 주관 2025 벤처천억기업에 선정되며 기술 내재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중견 게임사가 하이엔드 제작 기술을 직접 확보하는 흐름이 글로벌 경쟁 구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메이드맥스는 28일 매드엔진이 2025 벤처천억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벤처천억기업은 전년도 결산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투자, 고용 창출,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기술 혁신성과 고용 기여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만큼 IT 기반 성장 기업의 성과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매드엔진은 설립 5년차인 지난해 매출 1244억원을 기록하며 벤처천억기업 신규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를 450여명 수준까지 늘리는 등 개발 인력 중심의 고용 확대도 병행했다. 단기간에 매출과 인력을 동시에 키웠다는 점에서 기술·콘텐츠 융합형 게임 스튜디오로서 성장성이 부각된다는 평가다.
실적의 중심에는 장기흥행 IP 나이트 크로우가 있다. 2023년 출시된 나이트 크로우는 현재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누적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하나의 대표작이 매출 규모를 끌어올리며 R&D 재투자 여력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신규 IP를 다수 제작하는 다작 중심 창작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기술 경쟁력 강화의 축은 모션 캡처 고도화다. 매드엔진은 12월 사내에 자체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모션 캡처는 배우나 연기자의 동작을 센서와 카메라로 수집해 3D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기술로, 사실적인 움직임과 감정 표현을 구현하는 핵심 도구로 꼽힌다. 특히 실시간 퍼포먼스 캡처 역량을 내재화하면 개발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수정 사이클을 줄이고, 대규모 업데이트나 라이브 서비스 시에도 민첩하게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드엔진이 준비 중인 차기 라인업은 이 모션 캡처 인프라를 전면 활용하는 구조다. 회사는 프로젝트 탈, 나이트 크로우2 가제, 신규 서브컬처 프로젝트 등에 자체 스튜디오를 투입할 계획이다. 캐릭터 기반 서브컬처 장르에서는 감정 표현과 연출 퀄리티가 IP 확장성에 직결되는 만큼, 모션 데이터의 품질과 제작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모션 캡처와 퍼포먼스 캡처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북미와 일본의 주요 콘솔 타이틀 제작사들은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 AI 기반 보정 알고리즘을 결합해 실시간 시네마틱 제작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매드엔진의 이번 스튜디오 구축은 국내 중견 개발사가 이와 유사한 파이프라인을 내재화해 글로벌 수준의 제작 공정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책 측면에서 보면 벤처천억기업 인증은 R&D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에 초점을 맞춘 중소벤처기업부의 성장 지원 전략과 맞물려 있다. 인증 기업들은 기술 개발 사업 참여나 정책 금융 등에서 가점을 받을 여지가 있어, 콘텐츠 기술 고도화와 인력 확충에 재투자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인건비와 장비 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지속적인 글로벌 매출 창출과 IP 확장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정욱 매드엔진 대표는 감정과 이야기를 세계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게임 IP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매드엔진이 나이트 크로우 이후 다작 중심 구조를 정착시키고, 모션 캡처를 비롯한 제작 기술을 무기 삼아 후속작 흥행에 성공할 경우 중견 게임사의 기술 내재화 모델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벤처천억기업 선정을 계기로 매드엔진의 기술 투자와 IP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