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현금 베팅”…넷플릭스, 미디어 빅딜 경쟁 가세로 지형 변화 주목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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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일, 미국(USA)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 인수를 둘러싼 2차 제안서 제출 소식이 전해지며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 재편 가능성이 부각됐다.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컴캐스트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한 이번 인수전은 스트리밍 플랫폼 중심의 새 질서 속에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각)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 컴캐스트가 모두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한 2차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워너브러더스는 2022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합병으로 출범한 미국 대표 미디어 그룹으로,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비롯해 CNN, TNT,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서 현금 제안…수백억달러 조달 추진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서 현금 제안…수백억달러 조달 추진

소식통을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엔터테인먼트 및 스트리밍 자산 인수를 목표로 현금 지급을 중심으로 하는 2차 제안을 제출했다. 넷플릭스는 이와 관련해 수백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제시한 인수 금액 대부분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를 제안했으며, 이를 위해 수백억달러 수준의 브리지론 조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기존 구독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에 워너브러더스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결합해 경쟁 플랫폼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2차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파라마운트의 제안에는 CNN, TNT 등 케이블 채널을 포함한 워너브러더스의 전 사업 부문이 인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내 기존 방송·영화 자산과의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도 워너브러더스의 엔터테인먼트 자산 인수를 목표로 별도의 2차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특히 넷플릭스와 컴캐스트가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본다. 기존 케이블·유료방송 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스트리밍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워너브러더스는 앞서 지난 6월, 내년까지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과 케이블 방송 사업을 분리해 두 개의 별도 상장사로 쪼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분할 상장 구상은 자산별 가치를 극대화하고 매각 또는 전략적 제휴를 용이하게 하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이번 인수전은 이러한 구조 개편 계획과 맞물리면서 각 자산의 귀속 방향을 둘러싼 이해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가입자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한 주요 기업들은 대형 M&A를 통해 콘텐츠 파워를 확대하고, 제작·배급·플랫폼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Europe) 증시에서는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이 단일 기업 매각을 넘어, 향후 몇 년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을 촉발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은 이번 인수전이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디오 체제에서 글로벌 스트리밍 강자 중심의 구도로 전환되는 상징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매체는 특정 플랫폼에 콘텐츠와 뉴스 채널이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경쟁 제한과 여론 다양성 위축 등 규제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규모만 수십억에서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거래는 미국 규제 당국의 독점 심사와 정치권의 관심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수 주체와 거래 구조에 따라 콘텐츠 가격, 제작 투자 방향, 글로벌 배급 전략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동시에 경쟁사들의 추가 인수·제휴 움직임을 촉발해 미디어 시장의 재편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워너브러더스의 향후 분할 상장 계획과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컴캐스트의 인수 의지가 어느 지점에서 교차할지, 그리고 최종 인수자가 누구로 결정될지에 따라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힘의 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이번 인수전의 향방과 거래 조건, 규제 심사 결과가 향후 콘텐츠 시장과 스트리밍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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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파라마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