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리 인상, 유동성 축소 불가피”…엔 캐리 트레이드 우려에 비트코인도 긴장
현지시각 기준 12월 7일, 일본(Japan) 통화정책을 둘러싼 긴장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다음 주 열리는 일본은행(BOJ)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점쳐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재부상했고, 암호화폐 시장을 포함한 위험 자산 전반에 유동성 위축 우려가 번지는 양상이다. 이번 논쟁은 각국 금리 차 축소와 장기 고금리 기조 속에서 글로벌 자산 재평가가 진행되는 맥락과 맞물려 있다.
현지시간으로 7일 코인터크(Cointurk)에 따르면, 시장은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0.75%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USA) 기준금리가 3.75% 안팎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저금리 구조를 전제로 한 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구조적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의 엔화를 차입해 기술주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고 엔화를 매도하는 포지션을 취해 왔는데, 금리 인상은 이 조달비용 상승을 통해 위험 자산 이탈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찰스슈왑의 분석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오랜 기간 ‘기술주 매수·엔화 매도’ 조합으로 대표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글로벌 위험 선호의 상징적 전략으로 기능해 왔다. 일본의 정책금리가 0.75%까지 올라갈 경우, 엔화 조달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면서 레버리지 거래 축소와 포지션 정리가 줄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금융시장에도 자본 흐름 변화를 통해 파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인베스팅라이브의 분석가 이먼 셰리던은 시장 충격을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이미 2023년부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에 대비해 포지션을 조정해 왔다며, “갑작스러운 서프라이즈로 인한 패닉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미 1.95% 수준까지 올라 긴축 기조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태이며, 인베스팅닷컴 데이터에서도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지난 2월부터 엔화 강세 방향으로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들은 이 같은 사전 조정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즉각 붕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금리 인상 당시에는 예기치 못한 정책 변화가 촉발한 패닉 바잉과 변동성 확대가 관측됐지만, 현재는 시장 참여자들이 일정 부분 금리 정상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선반영 논리만으로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단정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글로벌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위험 자산으로 꼽힌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단순히 엔화와 다른 통화 간 금리 차 축소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자본 비용 상승과 유동성 회수 흐름에 기여해 자산 가치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 코인터크는 일본발 긴축이 확정적인 악재라기보다는 시장의 상승 탄력을 제약하는 ‘조건부 리스크’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즉, 직접적인 폭락 요인이라기보다 가격 상단을 눌러 변동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은 또 핵심 위험 요인이 엔화의 단기 급등락보다는 글로벌 금리의 하방 경직성에 있다고 짚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미국 국채 금리 하락 폭을 제한하면서, 결과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정 확대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재정적자와 부채 부담 우려가 더해져 국채 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금융시장에 퍼져 있다.
이 같은 환경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주식, 고위험 채권, 신흥국 자산 등 전반적인 위험 자산에 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상대적으로 작은 한 축처럼 보이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동시에 긴축적 방향을 유지하는 상황과 맞물리며 위험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누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순차적으로 축소될 경우, 그동안 위험 자산 랠리를 지탱해 온 레버리지 기반 유동성도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일본은행 결정이 글로벌 국채 시장 구조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 투자자들은 세계 최대 채권 투자 세력 가운데 하나로, 자국 금리 상승이 일본계 자금의 해외 채권 회수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촉진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만약 일본 내 채권 수익률이 충분히 높아진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과 유럽(Europe) 국채에서 자금이 일부 회귀해 해당 시장의 금리·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시각도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및 디지털 희소 자산으로서 매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유지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고금리·고변동성 환경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위축되며 단기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경고한다. 특히 마진거래와 대출을 활용한 투자가 많은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신용 수축이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단순한 엔화 강세·약세 논쟁을 넘어, 고금리 기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와 그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경로를 면밀히 추적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은행의 향후 추가 인상 여부와 자산매입 프로그램 조정 방침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국제사회는 일본의 통화정책 전환이 세계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어떤 장기적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투자자들 역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 질서와 자산 가격 흐름에 어떤 변곡점을 형성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