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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비만약 임상 가속”…FDA 승인 속 글로벌 경쟁력 주목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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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신약 시장의 변곡점에 진입하고 있다. 기존 감염증과 장질환 중심에서 면역질환, 항암, 대사질환, 비만까지 적용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150개 이상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2023년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이후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감염증 치료를 넘어 진정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수십 조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건강한 미생물 균형을 통해 소화, 면역조절, 신경전달물질 생성 등 다양한 생리작용을 조절한다. 신약 개발에서는 주로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만을 선별해 활용한다. 특히 항암 분야에서는 높은 안전성에 기반한 병용 투여 연구가 활발하며, 면역질환, 대사질환 분야로 확장 시도가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비만과 심장대사 이상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조절의 임상적 효과에 주목이 쏠린다. 실제로 대변이식법(FMT)을 포함한 임상 메타분석 결과, 비만 환자의 칼로리 섭취량, 인슐린 저항성, 혈압 등 대사지표 개선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업계는 “비만 등 만성질환 치료법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는 MaaT 파마의 이식편대숙주질환 3상 등 후기 임상도 본격화 중이다. 유럽, 미국 등 규제기관의 공식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출현하면서 시장의 신뢰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보다 표준화된 규제 체계와 임상 설계, 샘플·데이터 처리방법 정립이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오는 2027년 유럽 SOHO(Substances of Human Origin) 규정이 발효되면 마이크로바이옴 샘플의 공식적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MaaT, EnteroBiotix 등 과학적 근거를 갖춘 기업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제조 역량은 신약 개발만큼 산업화 성공의 열쇠로 꼽히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살아있는 미생물의 품질관리, 대량생산, 유통·보관에 이르는 복잡성을 안고 있어, 단순한 생산설비 수준을 넘어선 혁신적 제조 플랫폼이 요구된다. 실제로 규제 승인과 사업화 가능성을 구분짓는 잣대로 ‘확장 가능하고 안정적인 제조체계’가 부상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앞으로 표준화된 임상, 규제 정비, 제조역량을 토대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비만 등 난치질환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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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비만약#f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