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회복 국면 진입”…미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낙관론 확산, 변수 검증은 숙제

권혁준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6일,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트코인월드(Bitcoin World)는 미국(USA)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12월을 기점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보고서는 통화 정책 전환 기대와 온체인(블록체인 상 거래 데이터) 지표를 근거로 12월을 투자자에게 중요한 분수령으로 규정했다. 이번 분석은 가상자산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인베이스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9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지시각 기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위험 자산 선호가 되살아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통상 금리 인하는 차입 비용을 낮춰 유동성을 확대하고, 주식과 암호화폐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비트코인 회복 국면 진입론, 금리 인하 기대와 장기 보유자 매도 완화 주목
비트코인 회복 국면 진입론, 금리 인하 기대와 장기 보유자 매도 완화 주목

보고서는 미국의 M2 통화량이 약 22조 3,000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확대된 점도 강조했다. 전통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풍부한 달러 유동성 일부가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논리다. 비트코인월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장기 보유자, 이른바 ‘호들러(HODLer)’들의 매도세 약화를 핵심 신호로 제시했다. 코인베이스는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거래소에 예치된 비트코인 가용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장기 보유자들이 보유 자산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서 공급이 잠기고 있다”며 “향후 신규 수요가 본격 유입될 경우 가격 상승을 증폭시키는 ‘공급 충격(Supply shock)’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투자 심리가 안전 자산 선호에서 위험 자산 선호(Risk-On)로 점진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외신이 제시한 이 같은 낙관적 시나리오는 여러 핵심 가정에 의존하고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0%에 달한다는 금리 인하 확률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가 집계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치일 뿐, 연준이 공식적으로 확약한 수치가 아니다. 만약 물가 상승률이 다시 자극되거나 고용 지표가 강세를 보일 경우, 연준이 매파적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기대감에 선반영됐던 비트코인 가격은 되돌림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방대한 M2 유동성이 비트코인으로 직접 흘러들어간다는 전제에도 비판적 시각이 제기된다. 글로벌 자금은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 사이에서 수익과 위험을 비교하며 배분된다. 특히 각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를 둘러싼 감독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권 편입 수준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충격 이론 역시 수요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장기 보유자의 매도 중단은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하방 지지선’을 강화할 수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이 미약할 경우 가격이 일정 범위에서 장기간 횡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시장은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승 랠리’ 단계라기보다, 큰 폭의 매도세가 일단 진정된 국면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회복론을 둘러싼 시각은 엇갈린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 리포트는 미국(USA)과 유럽(Europe)의 통화 완화 전환을 전제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 자산의 중장기 상승 여력을 언급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금융기관과 리서치 하우스는 규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영국(Britain)의 주요 경제 매체는 “암호화폐 시장이 ‘겨울’을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지만, 제도권 편입 수준과 규제 명확성이 여전히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12월 연준 회의 결과와 향후 몇 달간의 거래량 추이, 그리고 각국 규제 정책 방향이 비트코인 반등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USA) 내 암호화폐 관련 법제 논의 속도, 유럽연합(EU)의 규제 프레임워크 시행, 아시아 주요국의 감독 강도 변화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종합하면 비트코인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장기 보유자 매도 완화, 풍부한 유동성 등 여러 긍정적 신호가 포착되는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본격적인 상승 랠리의 필요조건에 가깝고, 충분조건을 충족하려면 정책 결정과 거래량 증가, 규제 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연말 이후 통화 정책과 시장 지표가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비트코인#코인베이스#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