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0.15달러선도 무너졌다”…도지코인, 고래 이탈·개미 선물 쏠림에 랠리 전망 불투명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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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말,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표 밈 코인인 도지코인(Dogecoin)이 0.15달러 아래로 내려앉으면서도 여전히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래 투자자의 거래가 급격히 줄고 개인 투자자가 선물 시장에 몰리는 흐름이 겹치며, 향후 랠리 가능성을 둘러싼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11월 마지막 주 도지코인은 강세 흐름을 보였지만, 그 이후 1주일간 상승률은 약 4%에 그쳤다. 보도 시점 기준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20억달러로 집계됐으며, 가격은 0.27달러에서 0.13달러까지 내려가는 되돌림 구간을 거친 뒤 0.15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급락이 주요 전환점이 된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 온체인 지표와의 정합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도지코인, 고래 이탈 속 개미 참전…매집 둔화에 가격 $0.15 하회
도지코인, 고래 이탈 속 개미 참전…매집 둔화에 가격 $0.15 하회

온체인 분석업체 센티멘트(Santiment)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 규모의 도지코인 고래 트랜잭션 수는 최근 두 달 사이 285건에서 38건 미만으로 줄었다. 수백만달러 단위의 대규모 거래가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셈으로, 기관 및 영향력 있는 개인이 시장 참여를 눈에 띄게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신은 이러한 고래 이탈이 도지코인 가격이 2024년 미국 대선 이전 수준을 밑도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반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데이터는 남아 있는 고래들이 파생상품보다는 현물(spot) 시장에서 주로 움직이고 있음을 가리킨다. 이는 일정 수준의 매집이 진행되고 있음을 뜻하지만, 규모와 속도가 과거와 비교해 확연히 둔화됐다는 점에서 강한 상승 모멘텀으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조치는 시장의 주요 유동성 공급원이 빠져나가고, 남은 대형 투자자의 매수도 제한적인 상황을 시사한다.

 

선물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도 시점 기준 도지코인 선물 포지션에서 개인이 약세 베팅을 확대하고 있으며, 시장 심리 지표는 1.31 수준의 약세로 집계됐다. 이는 군중(crowd)이 도지코인을 매도하거나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산 가격을 단기간에 움직일 수 있는 대규모 자본이 고래가 아닌 개인에게 집중된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매수세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시장 심리를 놓고 보면 고래와 개인 투자자의 시각차도 두드러진다. 선물 시장의 대중은 뚜렷한 약세 심리를 보이는 반면, 일부 스마트 머니(smart money)로 분류되는 계정들은 제한적이나마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도지코인의 단기 가격 방향성에 대해 엇갈린 시그널이 동시에 제시되는 형국이다.

 

이 같은 흐름은 도지코인을 둘러싼 상징적 발언들이 재주목받는 시점과 맞물린다.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과거 도지코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던 발언이 다시 인용되고, 유명 차트 분석가 트레이더 타디그레이드(Trader Tardigrade)가 과거 패턴을 근거로 도지코인이 0.60달러 임계값을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재차 쏠렸다.

 

Trader Tardigrade는 도지코인이 두 번째 지지선 아래로 떨어졌던 과거 하락 국면과 현재 조정 패턴이 유사하다며, 되돌림이 마무리되면 대규모 펌프가 뒤따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도지코인 자체보다는 더 큰 암호화폐 시장의 회복과 전체 투자심리 개선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도지코인의 조정도 곧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지만, 조건부 가정이 많다는 점에서 신중한 해석이 요구된다.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보면, 고래 거래량 급감과 매집 속도 둔화는 도지코인 시장의 유동성 기반이 취약해졌음을 보여준다. 고래가 선호하던 대규모 현물 매수세가 줄어드는 가운데, 선물 시장을 이끄는 개인 투자자는 약세 포지션 비중을 키우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상방 압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과거 차트 패턴 반복을 전제로 한 0.60달러 돌파 시나리오는 거시경제 환경과 규제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의 향후 랠리 가능성을 기술적 분석보다 거시경제와 시장 유동성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금리 기조,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규제 방향, 주요 거래소와 기관투자가의 참여 확대 여부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개별 코인의 과거 패턴만으로 강한 상승장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제사회와 각국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규율 체계를 재정비하는 가운데, 도지코인이 다시 한 번 ‘밈 코인 랠리’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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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비탈릭부테린#tradertardig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