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값 0.5% 반등하며 75만 원 재돌파…국내 금시세, 환율·실물 공급 부족에 지지

임서진 기자
입력

12월 5일 국내 금시세가 전일 하락을 딛고 다시 75만 원 선을 웃돌며 반등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혼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실물 공급 부족 이슈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와 저가 매수 심리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미국 물가 지표와 환율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12월 5일 기준 국내 금 1돈 시세는 751,763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748,238원 대비 3,525원, 0.5% 오른 수준이다. 최근 1주일 흐름을 보면 11월 27일 73만 8천 원에서 출발해 등락을 거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이날 가격은 1주 평균 대비 0.4%, 30일 평균 대비 3.1%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75원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국제 금값 상승분과 환율 효과가 동시에 작용해 원화 기준 금값을 떠받쳤다는 분석이다.

[분석] 고용지표 혼조 속 반등…실물 공급 부족과 금리인하 기대 (금값시세)
[분석] 고용지표 혼조 속 반등…실물 공급 부족과 금리인하 기대 (금값시세)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최근 1년 최고가 851,25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1.7% 낮은 수준이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저가 매수 유입 여지도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상당 부분 조정을 받은 만큼,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려는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 시장에서도 금값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210달러 부근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의 반등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상승 탄력을 제한하고 있지만, 달러 약세가 하단을 지지하는 구조다. 최근 달러 인덱스 DXY는 98.8선까지 밀리며 금 보유의 기회비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경에는 미국 노동시장 관련 지표의 엇갈린 신호가 자리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19만 1천 건으로 2022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고용 시장의 견조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계절적 요인 영향이 크다고 보고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시장 시선은 오히려 고용 둔화 조짐에 더 민감하게 쏠려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는 3만 2천 개의 일자리 감소를 보고했고, 챌린저 집계에서도 11월 해고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 속에 미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약 87% 수준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될 경우 실질 금리 하락을 통한 금 가격 지지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실물 귀금속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도 금값 상승의 중요 변수로 거론된다. USA GOLD에 따르면 최근 귀금속 시장은 단기 투기 수요보다 실물 희소성이 가격을 이끄는 양상이 뚜렷하다. 특히 은의 경우 산업용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현물 프리미엄이 크게 뛰고 있으며, 이 같은 실물 부족 현상이 금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들이 가격 조정기를 기다리지 않고 물량을 선제적으로 매집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금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시장 변동성이 커질 소지를 경계하고 있다. 현재 연준 인사들이 통화정책 언급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 시장 방향성을 이끌 뚜렷한 발언이 부재한 가운데, 조만간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 PCE 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기대가 다시 조정될 수 있어서다. PCE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인하 기대가 후퇴해 금값에 부담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둔화세가 두드러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금가격은 국제 시세뿐 아니라 환율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 안착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 위안화와의 동조화 움직임 등 대외·대내 요인이 얽히며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면 원화 기준 금값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지만, 향후 달러 약세 전환 시에는 역으로 국내 금시세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시장은 본다.

 

업계에서는 단기 시황에 휘둘리기보다는 금을 중장기 분산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이나 단기 매매 중심의 투자자는 연말·연초 거시지표와 통화정책 이벤트가 몰려 있는 만큼 손실 위험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금값 흐름은 미국 물가와 고용 지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원·달러 환율 등 복합적 요인에 좌우될 전망이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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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금시세#국제금가격#미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