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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로 우심방압 예측 고도화”…삼성, 삼첨판 역류증 진단 새 기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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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로 우심방압 예측 고도화”…삼성, 삼첨판 역류증 진단 새 기준 제시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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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삼첨판 역류증 환자의 정확한 진단을 위한 비침습적 기술이 심장질환 진단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연구진이 심초음파만으로 우심방압과 폐동맥압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새 기준을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심도자술(혈관을 통해 심장 내 압력을 측정하는 침습적 검사)에 따른 통증, 합병증 부담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학계는 이번 성과를 ‘심장 판막질환진단 정밀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박성지, 양정훈, 김지훈 교수와 김온유 임상강사 등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팀이 2023년 8월까지 중증 삼첨판 역류증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심도자술과 심초음파를 동시에 시행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새롭게 개발된 진단 기준은 미국 심초음파학회에서 제시한 기존 3단계(정상 3mmHg, 중간 8mmHg, 높음 15mmHg) 기준에서 특히 갖는 한계점, 즉 우심방압 15mmHg 추정 환자군의 정확성 저하 문제에서 출발했다.

삼첨판은 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를 구분하는 판막으로, 역류증 악화 시 하대정맥 및 전신 순환에 영향을 줘 다리 부종, 피로 등 다양한 임상 증상을 유발한다. 기존에는 하대정맥 직경 변화 및 호흡변화를 초음파로 측정해 압력을 추정했지만, 판막 역류가 심한 환자일수록 초음파 진단 정확성에 제약이 컸다.

 

연구진은 하대정맥 직경 변화, 간정맥의 수축기 역류파, 그리고 삼첨판 역류파형 등 3가지 추가 심장초음파 지표를 조합해 15mmHg 추정 그룹의 압력을 더욱 정밀하게 분류했다. 추가 지표가 0개면 10mmHg, 1~2개면 15mmHg, 3개면 20mmHg로 세분화 적용해 오진 위험을 체계적으로 낮췄다.

 

실제 임상시험 결과 새 기준을 적용했을 때 15mmHg 기준 환자의 우심방압 표준편차가 기존 5.2에서 3.0으로, 20mmHg에서는 2.4로 각각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체 오차 범위도 28.3mmHg에서 22.7mmHg로 감소했다. 예측값과 실제값간 상관계수도 0.84로 높아져, 임상적 신뢰도가 대폭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해외에서는 심장 초음파로 판막질환 압력을 예측하는 시도가 일부 있었으나, 침습적 심도자술 병행 임상결과를 대규모로 축적해 표준화 모델을 제시한 건 드물다. 국내에서 삼성서울병원이 특화센터로서 심도자술을 가장 활발히 시행하며 얻은 빅데이터가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진단 과정의 정밀화는 환자별 수술 및 중재시술 대상자 선정, 치료시점 판단 등 임상 적용 전반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향후 식약처를 포함한 진단기기 인증, 초음파 데이터 활용 확대 등 후속 제도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성지 심장혈관이미징센터장은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임상 진단 기준 고도화에 의미가 있다”며 “삼첨판 역류증의 중장기 빅데이터 축적과 함께 치료 가이드라인 정립을 계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본 기술이 심장질환 진단의 비침습적 전환을 앞당길지 지켜보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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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삼첨판역류증#심초음파